[왜 터키 도와야 하나]현지인,「한국 형제국」애정각별

  • 입력 1999년 8월 25일 19시 34분


“그들은 우리에게 목숨을 줬습니다. 생명을 걸고 우리의 자유와 행복을 지켜줬습니다. 그런 희생을 잊고서 우리가 어떻게 동방예의지국이라는 말을 입에 올릴 수 있겠습니까.”

사상 최악의 지진참사로 고통을 겪고 있는 터키 국민을 십시일반(十匙一飯)의 심정으로 지원하고 있는 한국민들. 그 심정의 저변에는 이처럼 보은(報恩)의 마음이 깔려있다.

터키는 6·25참전국이다. 하지만 단순한 유엔참전 16개국의 하나가 아니다. 유엔안전보장이사회가 참전을 결정했을 때 가장 먼저 참전의사를 밝힌 국가였으며 미국을 제외하고 가장 많은 병력을 파견한 국가였다.

터키는 50∼53년 전쟁기간중 1만4936명의 병사를 참전시켜 724명이 사망하고 171명이 실종됐으며 2147명의 부상자와 229명의 포로를 남겼다.

터키인들의 한국사랑이 남다르다는 점도 우리가 터키를 도와야 할 또다른 이유다. 터키에서는 한국인이라는 사실만으로 물건값을 깎아주거나 ‘형제국에서 왔는데 선물로 드린다’며 아예 돈을 안받는 시장상인과 택시운전사들도 만날 수 있다는 것이 현지를 다녀온 사람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외교관 등의 자격으로 터키에 30년을 거주했던 백상기(白相基·69)씨는 “터키인들에게 한국은 고결한 희생정신의 대상인 동시에 눈부신 경제성장을 통해 그 희생의 값진 결실을 이뤄낸 자랑스러운 국가”라고 터키인들의 남다른 한국사랑의 배경을 설명했다.

〈권재현기자〉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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