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엔화 폭등 해설]1달러 111엔대…日 경제회복 기대

  • 입력 1999년 8월 19일 19시 11분


일본 엔화가치가 폭등하고 있다. 엔화 가치는 달러화뿐만 아니라 유로화에 대해서도 초강세를 보여 세계 3대통화 중 ‘엔화독주’현상이 두드러진다. 한국경제에는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19일 도쿄(東京)외환시장에서는 엔화를 사려는 주문이 쏟아져 달러당 엔화환율이 6개월 반 만에 111엔대까지 하락(엔화가치는 상승)했다. 엔화가치는 5월 중순보다는 달러당 14엔이나 폭등했다.

엔화는 작년 초 출범한 유로화에 대해서도 16일 이후 나흘 연속 최고치를 경신, 19일에는 1유로당 118엔대를 기록했다.

이번 엔화 초강세는 18일부터 뚜렷해졌다. 일본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과 향후 미국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맞물린 탓이다. 해외투자가들이 일제히 엔화 매입에 나선 것은 미국의 5월 무역적자가 월간기준으로 사상최고인 213억달러를 기록했다는 발표가 나온 뒤부터. 이토추상사 나카시마 세이야(中島精也)외환분석연구원은 높은 수익률을 찾아다니는 국제유동자금이 미국에서 일본으로 흘러오고 있는 것으로 분석한다.

미일의 외환시장 협조개입 가능성이 희박해졌다는 관측도 엔화급등세를 부채질했다.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전 일본대장성 재무관이 최근 “닛케이주가가 오른다면 엔화가치가 달러당 110엔까지 올라도 무방하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지자 미일의 외환시장 협조개입에 대한 경계감이 현저히 줄었다.

일본 통화당국은 6월이후 수차례 개입을 했지만 엔화강세 흐름을 막지 못했다. 미국은 달러가 유로화에 대해서는 안정세인 만큼 대일수출에 도움이 되는 엔화강세를 막기 위해 굳이 일본 통화당국에 협조할 필요는 없다고 보고 있다. 일본 전문가들은 심리적 지지선이었던 달러당 112엔이 무너진 만큼 조만간 110엔 아래로 떨어질 가능성도 크다고 전망한다.

일본재계는 울상이다. 곡사이(國際)증권 미즈노 가즈오(水野和夫)금융조사부장은 “대부분의 기업이 올해 환율을 최악의 경우 달러당 115∼116엔으로 보고 수출계획을 세운 만큼 110엔선이 무너지면 이익감소와 주가급락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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