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대만 해커들 '사이버 전쟁'…상대 정부 홈페이지 해킹

  • 입력 1999년 8월 11일 19시 28분


중국과 대만의 해커들이 ‘사이버 전쟁’을 벌이고 있다.

홍콩 언론매체들은 대만 정부 웹사이트가 중국 대륙 해커들로부터 공격받자 대만 해커들이 대대적인 반격에 나섰다고 11일 보도했다.

반격은 8일 시작됐다. 이날 중국 증권감독위와 산시(陝西)성의 산시과학기술망이 ‘키티’라는 이름의 대만 해커에게 당했다. 홈페이지에 대만의 청천백일기와 함께 ‘반공(反共)’이란 글씨가 나타났다. 중국 철도부 홈페이지에도 대만국기가 나부꼈으며 ‘중화민국 만세’라는 구호와 함께 대만 국가가 울려 퍼졌다.

사이버 전쟁에 대해 대만 네티즌들은 뜨거운 성원을 보냈다.

‘해커임무’라는 대만의 웹사이트는 해커를 ‘사이버 민족영웅’으로 치켜올리면서 반격전의 성공을 축하했다. 일부 네티즌은 ‘대만 애국해커들의 반격전’이라는 사이트를 만들고 중국대륙의 웹사이트를 보다 조직적으로 공략하자는 주장을 펼치기도 했다. 즉 중국 국무원 각 부서와 상하이(上海) 증권거래소, 홍콩 증권거래소도 공략하자는 것.

해커들의 사이버 전쟁은 6일과 7일, 대만 정부의 10개 사이트가 해킹당하면서 시작됐다.

대만 감찰원과 내정부, 노동위원회 노동서비스자문망, 국립대만대학 도서관, 공업기술연구원, 핑둥(屛東)현청 사이트 등의 홈페이지에 ‘양국론 반대’‘대만독립 반대’ 등의 구호가 올려진 것이다.

대만과 중국의 사이버 전쟁은 군사적 갈등이 계속되고 있어 앞으로도 더 확대될 가능성이 높다고 홍콩의 언론매체는 예상했다.〈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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