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兩岸 무력충돌 또 경고…전쟁가능성 높아져

  • 입력 1999년 8월 4일 19시 42분


중국과 대만은 ‘국가 대 국가’관계라는 리덩후이(李登輝)대만총통의 ‘양국론’ 발언으로 대만해협에 군사적 긴장이 계속되는 가운데 베이징(北京)의 대만전문가들이 양안(兩岸·중국―대만)간에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고 경고하고 나섰다.

중국사회과학원 대만문제연구소 왕젠민(王建民)부연구원은 “평화적인 방법으로 (대만문제를) 해결할 수 없을 때는 전쟁이 일어날 것”이라며 중국이 무력을 사용할 두가지 경우는 외국세력의 간섭과 대만의 독립선언이라고 말한 것으로 홍콩 문회보가 4일 보도했다.

이 연구소 리자첸(李家泉)연구원은 리총통의 양국론발언에 대한 중국의 입장은 ‘1비(批·비판) 2간(看·관찰) 3준비(타격준비)’라고 소개, 중국은 대만의 분리움직임을 각종 채널로 비판하고 이어 대만의 분리독립 선언을 주시한 뒤에 대만을 타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만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은 외국의 눈치를 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중국 정부과 군 고위관계자들이 대만에 대한 ‘무력행사’ 가능성을 거듭 시사한데 이어 사회과학원 전문가들이 전쟁을 경고한 것은 큰 변화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중국의 일부 관측통들은 95∼96년 대만해협위기 때와 같은 무력충돌이 재발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특히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이제까지 대만해협에 군용기들을 거의 출격시킨 적이 없는 중국이 세종류의 군용기를 100회 이상 출격시켰다고 3일 미국 고위관리의 말을 인용해 보도했다.

미국의 다른 관리는 대만도 지난 3주일 동안 중국과 거의 비슷한 횟수의 출격을 했으며 일부 군용기는 대만해협의 중앙선을 넘기도 했다고 말한 것으로 워싱턴포스트가 전했다.

이에 따라 미국 국무부도 양안충돌 가능성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미 국무부 제임스 루빈 대변인은 3일 “중국과 대만 양측 모두 과거에 비해 대만해협에 군용기들을 빈번하게 출격시킨 사실을 알고 있다”며 “지금처럼 서로 군용기들을 자주 출격시키면 사고가 발생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루빈대변인은 중국과 대만이 대만해협에서 긴장을 고조시킬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전제, “중국이 군사적 공격을 준비하고 있다는 증거는 없지만 그렇다고 양안이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려는 어떠한 조짐도 없다”며 대화를 거듭 촉구했다.

〈베이징·워싱턴〓이종환·홍은택특파원〉ljhzip@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