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안부할머니-맥두걸여사 「눈물의 악수」

  • 입력 1999년 6월 3일 19시 55분


3일 오전 일본 도쿄(東京)의 변호사회관에서 군대위안부출신 재일한국인 송신도(宋神道·76)할머니와 일본정부에 군대위안부문제의 해결을 촉구하는 보고서를 작성했던 유엔인권소위원회 게이 맥두걸여사가 만났다.

송할머니는 맥두걸여사와 악수하면서부터 눈물을 흘렸다. 얘기를 나누면서도 가끔 눈물을 훔치며 아픈 기억을 되살렸다.

송할머니의 고향은 충남 논산. 15살 때 원치않는 결혼을 피해 가출했다가 ‘돈을 많이 벌 수 있다’는 군대위안부 모집책의 꾐에 빠져 중국으로 가게 됐다. 1938년부터 7년여동안 중국 우창(武昌) 이창(宜昌) 등을 전전하며 군대위안부로 일했다. 태평양전쟁이 끝나자 한 일본군인을 따라 일본에 건너가 정착했다.

“많을 때는 하루에 50명의 일본군인을 상대해야 했다. 때리거나 칼로 위협하는 일본군인에게는 그저 눈물을 흘리며 살려달라고 빌어야 했다.”

맥두걸여사는 믿을 수 없다는 듯 메모하던 손을 잠시 멈추고 송할머니를 쳐다보기도 했다.

맥두걸여사는 송할머니에게 “일본정부가 어떻게 해줬으면 가장 좋겠느냐”고 물었다. 송할머니는 “솔직하게 잘못했다고 사죄하고 앞으로 다시는 전쟁을 일으키지 않겠다고 약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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