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몽골 정상회담]對北 햇볕정책에 「友軍」 추가

  • 입력 1999년 5월 31일 19시 50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31일 오전 나차긴 바가반디 몽골대통령과의 정상회담과 몽골국회 연설 등을 끝으로 27일부터 시작된 러시아 몽골 국빈방문 일정을 사실상 마무리했다.

○…김대통령의 이번 순방은 우선 한반도 평화정착을 위한 주변여건 조성이라는 측면에서 그 의미를 찾을 수 있다. 대북 포용정책에 대한 러시아와 몽골의 지지가 당장 가시적인 성과로 나타날지는 속단하기 어려우나 북한의 전통적인 우방인 이들 국가가 포용정책의 ‘진의’를 충분히 이해한다는 반응을 보였다는 점은 기대감을 가질 만한 성과로 평가된다.

두 나라와의 경제협력을 위한 논의를 한 단계 발전시킨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다. 이번에 두 나라와 체결한 각종 경제 사회분야 협정은 상호보완적인 협력관계 구축을 촉진할 것으로 보인다.

○…김대통령과 바가반디대통령은 31일 오전 정상회담에 앞서 몽골 전통가옥인 ‘겔’에서 20여분간 환담.

이 자리에서 김대통령은 “문화와 역사를 공유하고 있는 몽골에 오니 마치 친척을 만난 것처럼 반갑다”며 “바가반디대통령의 따님이 한국에서 수학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인사를 건넸다.

바가반디대통령은 “맏딸이 연세대에서 어학을, 서강대에서 국제경제학을 전공해 특별한 애정을 갖고 있다”고 화답. 그는 또 “한국의 교육시설과 교육방법이 훌륭하다고 하더라”며 “몽골의 젊은 세대를 한국에 많이 유학보냈으면 한다”는 희망을 피력.

정상회담 후 가진 공동기자회견에서 몽골의 한 여기자가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 경우 울란바토르에서 개최할 용의가 있느냐”고 묻자 김대통령은 “한국정부는 남북간 당사자회담을 어디에서 열어도 괜찮다는 입장”이라며 “북한이 수용하면 여기서도 열 수 있다”고 답변.

○…김대통령은 이날 오후 몽골국회 연설에서 “몽골사람과 한국사람은 모두 ‘몽골반점’을 갖고 태어났고 몽골어린이들이 즐기는 ‘제기차기’ ‘공기놀이’ ‘실뜨기’는 한국 어린이들의 전통놀이이기도 하다”며 인종적 문화적 동질성을 강조.

〈울란바토르〓최영묵기자〉moo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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