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中대사관 오폭]中,「反美」무마나서

  • 입력 1999년 5월 12일 20시 11분


유고 주재 중국대사관 오폭에 따른 반미시위를 진정시키기 위해 중국지도부가 나섰다.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은 11일 러시아의 유고담당 특사와 만나 “인민들은 강력한 분노를 여러 형태로 표현했다”고 평가하면서도 “그러나 이제 경제를 위해 모든 생활이 정상으로 되돌아갈 시점”이라고 강조했다. 주룽지(朱鎔基)총리는 “개혁개방을 계속할 것이며 세계 각국과의 우호협력관계를 발전시킬 것”이라고 말했다.

12일 인민일보 등 관영매체들은 ‘부동산값 빠르게 하락’ 같은 기사를 크게 취급하는 등 평상시의 보도태도를 적잖게 회복했다. 며칠동안 거의 모든 지면을 미국에 대한 비난기사와 논평으로 메웠던 것과는 크게 다르다.

해방일보는 대학들이 정상수업을 하고 있으며 도서관들도 다시 학생들로 붐빈다고 보도했다. 중국경제시보는 중국주재 미국 상공인회가 오폭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사실을 뒤늦게 전하면서 미국 상공인회는 미중간의 이익을 도모하는 단체라고 우호적으로 소개했다.

CCTV는 중국대사관 피폭으로 사망한 3명의 유해가 베이징(北京)공항에 도착하는 장면을 생중계하면서도 미국에 대한 과격한 비난을 피했다.

베이징 주재 미국대사관은 조기를 게양해 애도를 표시했으며 그동안 시위대에 갇혀 있었던 제임스 새서 대사는 나흘만에 대사관을 잠시 벗어났다.

이같은변화는세계무역기구(WTO)가입 등 미국을 상대로 협상해야 할 일이 많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또 6·4 톈안(天安)문사태 10주년을 앞둔 시점에 시위가 장기화되면 다른 방향으로 변질될 우려도 있다고 보기 때문인 듯하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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