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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5월 9일 19시 0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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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사스주를 대표하는 프로야구팀 텍사스 레인저스의 공동구단주 중 한 사람이던 부시는 어느날 갑자기 주지사 선거에 나섰다. 두번 연거푸 당선되고 나서는 여론조사에서 당선 가능성이 가장 높은 대통령 후보로 떠올랐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8일 ‘부시 신드롬’이 과연 개인의 노력 때문인 것인지, 대통령의 아들이란 집안의 후광 때문인지에 관한 기사를 실었다. 결론은 집안의 도움이 개인능력보다 훨씬 크다는 것이다.
예일대와 하버드 경영대학원을 졸업한 부시 주지사는 석유회사를 차려 돈을 벌었던 아버지처럼 텍사스주에 석유회사를 세웠다. 부모가 물려준 1만7천달러의 교육기금을 모태로 했는데 미국의 내로라하는 투자가들이 회사의 주식을 사기 위해 몰려들었다. 주로 아버지와의 친분때문이었다.
석유회사는 세계적인 주가하락과 경영 부실로 휘청거리다 다른 회사에 합병됐다. 간신히 파산은 면한 것이다.
부시 주지사가 경영 능력이 대단한 것처럼 비쳐지게 된 것은 이후 메이저리그 야구팀인 텍사스 레인저스를 사들여 엄청난 이득을 남기고 매각했기 때문. 부시 주지사는 89년 60만6천 달러를 들여 레인저스의 주식을 공동매입했다가 94년 1천4백만9천달러를 받고 팔았다. 무려 2백54배.
뉴욕타임스는 레인저스의 매입에는 그가 대통령의 아들이란 점이 작용했었다면서 이 협상에 당시 메이저리그 총재인 피터 웨버로스까지 개입했던 점을 거론했다. 레인저스를 매입할 자본금이 모자라자 웨버로스가 텍사스의 유명한 주식투자자인 리처드 레인워터를 설득, 매입에 공동으로 참여하도록 설득해 결국 거래를 성사시켰다는 것이다.
웨버로스 총재나 레인워터는 당시 대통령이던 그의 아버지를 의식해 이같은 노력을 기울였던 것이라고 뉴욕타임스는 보도했다. 따라서 부시 주지사의 경영능력은 아직 확실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