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살 BBC앵커 약혼자 『그녀없는 인생은 절망뿐』

  • 입력 1999년 4월 29일 19시 28분


『착하고 아름다운 여자를 어떻게 그렇게 참혹하게 죽일 수 있습니까.』

최근 괴한의 총에 맞아 숨진 영국 BBC방송의 인기 여성앵커 질 댄도(37)의 약혼자가 28일 BBC방송과의 인터뷰를 통해 졸지에 연인을 잃은 심경을 청취자들에게 털어놓았다.

비운의 약혼자는 산부인과의사인 앨런 파팅 박사(36). 9월 댄도와 결혼할 예정이었다

파팅은 인터뷰 도중 “아직도 그녀가 살해됐다는 사실을 믿지 못하겠다”고 흐느꼈다. 파팅은 “가장 슬픈 사실은 범인을 찾더라도 댄도가 다시 내 곁으로 돌아올 수 없다는 것”이라며 “이제 내 인생도 끝났다”고 말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그녀의 사망과 관련해 약간의 정보라도 있는 분은 꼭 경찰에 제보해달라”고 시청자들에게 부탁했다.

댄도는 범인이 잡히지 않은 사건을 재구성해 방영하고 시청자들에게 단서나 목격자를 제공할 것을 호소하는 범죄추적프로그램인 ‘크라임워치’를 진행해온 BBC의 간판 여성앵커. 26일 오전 런던 서부 풀햄의 자택 앞에서 머리에 총을 맞고 숨진 채 발견됐다. 약혼자의 집에서 귀가하던 참이었다.

파팅과 댄도는 97년 친구의 주선으로 만났다. 지난해 3월 스키장에서 키스하는 사진이 공개돼 세인의 관심을 끌었던 그들은 1월31일 약혼사실을 발표하면서 본격적으로 뉴스의 주인공이 됐다.

한편 BBC는 28일 당분간 크라임워치의 방영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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