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퓰리처상]AP통신 사진팀 한국인 강형원-댄 로씨 영광

  • 입력 1999년 4월 14일 06시 56분


‘언론의 노벨상’인 미국 퓰리처상 사진부문에서 한인 2명이 직접 또는 간접으로 영광을 안았다.

12일(현지시간) 발표된 제82회 퓰리처상 수상자 가운데 기획(피처)사진 부문을 수상한 AP통신 사진팀. 이 팀에 속한 필라델피아 지사의 한인2세 댄 로(한국명 노종명·盧鍾明·27)기자와 워싱턴지사의 한인 1세 강형원(姜泂遠·36)사진부장이 영광의 주인공이다.

AP통신의 기획사진 부문 수상작은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과 모니카 르윈스키의 섹스 스캔들, 그리고 이에 따른 클린턴 탄핵정국에 관한 것 등 20장.

‘클린턴―르윈스키 스캔들’로 이름 붙여진 이들 사진 가운데 노씨가 찍은 르윈스키와 변호사 윌리엄 긴스버그의 사진이 수상작의 하나로 뽑혔다. 강씨는 워싱턴지사 사진팀을 이끌며 일련의 사진취재를 기획, 지휘하고 사진을 골라 세계에 전송한 장본인이다.

강씨는 “98년1월 특별취재팀을 구성하면서 ‘일 잘하기로 소문나있던’ 필라델피아지사의 댄 로를 끌어들였다. 성공적인 선택이었다”며 기뻐했다.

▼『너무 기뻐 한숨 못잤다』▼

[ 댄 로씨 ]

95년부터 AP에서 일하는 노씨와 13일 국제전화를 통해 인터뷰를 가졌다.

―소감은 어떤가.

“AP팀 동료들에게 이 영광을 돌리고 싶다. 어제 수상소식을 듣고 너무나 감격했다. 너무 흥분돼 밤새 한 숨도 못잤다. 어제부터 수십통의 인터뷰 요청이 들어왔다.”

―어떻게 현장을 포착했는가.

“그동안 르윈스키를 찍기 위해 여러 차례 워싱턴을 방문했다. 그러나 워싱턴에서는 사진기자들의 경쟁이 치열해 힘들었다. 그런데 어느날 르윈스키가 기자들을 피해 필라델피아에 왔다는 소식을 듣고 부랴부랴 그를 추적했다. 그는 워싱턴에서와는 달리 기자들을 크게 의식하지 않았다. 그가 3∼4m 앞에 접근했을 때 셔터를 눌렀다.”

▼『댄 로와 함께 일 행운』▼

[ 강형원씨 ]

마침 한국에 온 강씨는 13일낮 인터뷰를 가졌다.

―소감은….

“클린턴 대통령 등 백악관 사람들의 희로애락이 담긴 사진들을 통해 스캔들과 탄핵정국의 핵심을 보여주자는 생각이었다. 이번 수상으로 우리의 노력이 인정받아 더없이 기쁘다. 97년말 AP통신에 스카우트되자마자 르윈스키 스캔들이 터진 것은 내게 행운이었다.”

―언제 미국에 갔나.

“전북 고창 출생으로 13세 때 부모를 따라 로스앤젤레스로 건너가 UCLA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했다. 재학시절 학보사 사진기자였다. 졸업후에는 시사주간지 타임과 일간지 로스앤젤레스타임스 사진기자로 일했다.”

―기억에 남는 작품은….

“87년 서울 민주화항쟁, 88년 서울올림픽 현장을 뛰어다닌 것이 기억에 남는다. 92년 로스앤젤레스 흑인폭동 사진들로 그 해 퓰리처상 후보에 오르기도 했다.”

〈권기태·김태윤기자〉kk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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