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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3월 19일 19시 05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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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영 RTR TV는 18일 스쿠라토프로 보이는 남자와 모자이크 처리된 여성 2명의 성행위 장면을 방영했다고 AP통신 등이 전했다. 이 TV는 ‘18세 미만은 보지 말라’는 경고와 함께 ‘러시아판 A양 비디오’ 같은 51분 짜리 테이프의 일부를 내보냈다.
이 남자가 스쿠라토프총장이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방송사측은 “수사기관이 아니기 때문에 확인할 수는 없다”면서도 “공개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방영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스쿠라토프는 문제의 남자가 자신이 아니라고 명백히 말하지는 않았으나 “범죄 수사를 막으려는 불순세력의 계획된 음모”라고 비난했다. 이에 앞서 스쿠라토프는 17일 자신의 해임안을 처리한 연방회의(상원)에서 “정부와 재계에 광범위한 부패고리가 있다”고 폭로했다. 그는 특히 “하원의원 수명과 전직 부총리 2명, 전현직 장차관, 중앙은행의 특정간부들이 재계와 연루돼 있다”고 주장했다. 스쿠라토프 해임안은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제출했으나 상원은 이를 부결했다. 이 때문에 국영 TV의 비디오 테이프 방영은 정치보복이 아니냐는 의혹도 따르고 있다.
옐친대통령은 18일 대통령 행정실장과 법무장관 등으로 국가안보위원회 산하에 특위를 구성해 스쿠라토프의 불미스러운 소문들을 조사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나 러시아 언론들은 스쿠라토프가 비난을 받기 보다는 불순세력으로부터 압력을 받고 있다는 동정론이 우세하다고 전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