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농민 화났다…EU보조금 삭감항의 4만명시위

  • 입력 1999년 2월 23일 19시 01분


유럽연합(EU)의 농업보조금 삭감 계획에 반발한 유럽 각국의 농민 4만여명(주최측은 5만명 주장, 경찰은 3만명 추산)이 22일 EU집행위가 있는 브뤼셀에 집결해 대규모 시위를 벌였다.

프랑스 이탈리아 등 유럽 각국에서 모여든 농민들은 2000년대 EU의 경제 활성화와 동유럽 확장을 위해 EU가 추진중인 ‘아젠다 2000’의 공동농업정책(CAP)개혁에 따른 보조금 삭감에 강력히 항의했다.

이들은 플래카드와 피켓 등을 든 채 트랙터와 트럭을 동원해 EU농업장관회의가 열리는 브뤼셀 도심의 각료회의 건물에 진입하려 했으나 경찰의 저지에 부닥치자 빈병 도로표지판 등을 집어 던지며 대항했다.

브뤼셀 경찰당국은 5천여명의 병력을 동원해 도심 진입로에 바리케이드를 치고 최루탄과 물대포로 시위대의 진입을 막았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 12명이 부상하고 농민 12명이 체포됐다.

이날 시위는 유럽 농민 10만명이 브뤼셀에 모여 시위대 1명이 사망하고 수백명이 부상했던 71년 시위 이후 최대 규모로 유럽의회와 각급 학교는 이날 하루동안 문을 닫았으며 EU집행위 직원들도 임시 휴업에 들어갔다.

이번 시위는 2000년부터 시작되는 뉴 라운드 협상과 회원국 확대에 대비해 곡물 육류 낙농품의 가격 유지를 위한 보조금을 30% 삭감하려는 EU집행위의 계획에 각국의 농민단체들이 반발해 일어났다.

22일부터 4일간 브뤼셀에서 열리는 EU농업장관회의는 CAP개혁에 대한 각국의 이해 관계 대립으로 난항이 예상되며 회담 결과는 26일 본에서 열리는 EU정상회담에서 승인된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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