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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9년 2월 18일 19시 54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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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냐 주재 그리스 대사관에서 머물고 있던 압둘라 오잘란이 터키특수부대원들에게 체포된 뒤 그리스정부는 여론으로부터 ‘친구를 적국에 넘겼다’는 비난공세에 시달리고 있다.
야당은 물론 집권당인 범그리스사회주의운동(PASOK)도 17일 테오도로스 팡갈로스 외무장관의 사임을 촉구했다. 현지 언론들은 정부를 일제히 비난하고 나섰다.코스타스 시미티스 총리의 정권마저 흔들리고 있다. 다급해진 시미티스 총리는 “오잘란 체포의 책임은 케냐정부에 있다”라는 성명을 발표했으나 그리스 국민은 곧이 듣지 않는 눈치.
그리스인이 오잘란에게 연민을 느끼는 이유는 터키와 그리스가 오랜 앙숙관계였기 때문.
오잘란은 붙잡히기 전인 2일 그리스 아테네 공항에 도착, 그리스 집권당 일부 의원들의 지원을 받아 망명을 요청했다. 그러나 터키와의 관계악화를 우려한 정부는 이를 거부해 아프리카 내 망명국을 찾을 때까지 케냐주재 그리스 대사관에서 오잘란을 머물도록 했다. 그러나 오잘란은 네덜란드로 가기 위해 공항으로 가던중 터키특공대에 의해 체포된 것.
그리스정부는 그가 체포될 것을 몰랐는지, 알고도 방조했는지 알 수 없지만 어쨌든 ‘친구를 배신했거나 무능하다’는 비판은 피할 수 없게 됐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