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8지구촌/유럽-러시아]서유럽 좌파집권 바람

  • 입력 1998년 12월 24일 19시 07분


98년 유럽 대륙에는 ‘변화의 바람’이 거셌다.

유럽연합(EU) 11개국은 내년 1월1일 유럽단일통화(유러) 출범에 대비하느라 바쁜 한해를 보냈고 독일에서는 좌파인 사민당(SPD)의 게르하르트 슈뢰더 총리가 16년만에 정권교체에 성공했다.

러시아는 한시적 대외채무지불유예(모라토리엄)를 선언하는 등 경제위기로 휘청거리는 가운데 보리스 옐친 대통령이 건강악화로 사실상 국정을 중단해 혼란이 계속됐다.

▼서유럽의 좌파 바람〓9월27일 독일 총선에서 슈뢰더 후보가 승리를 거둬 지난해 좌파정권이 들어선 영국 프랑스와 함께 유럽의 ‘3강’이 모두 좌파의 수중에 들어갔다. 10월에는 이탈리아에서 전후 최초로 공산당 출신인 마시모 달레마총리가 등장했다.

이밖에 네덜란드 덴마크 스웨덴에서 좌파정당이 집권에 성공해 EU 15개국중 13개국에 좌파 또는 좌파가 참여하는 연립정권이 들어섰다.

▼유러출범 대비〓5월 EU정상들은 유러참여 11개국을 확정하고 99년 1월1일 유러 출범을 공식 발표했다. 이에따라 각국은 대대적인 대국민 홍보작업을 펼쳤으며 은행과 기업들도 유러전환을 위한 본격적인 준비작업을 시작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5월 빔 뒤젠베르크를 초대 총재로 선출한 데 이어 6월 가동을 시작했다.

▼러시아사태〓러시아는 8월17일 전격적으로 한시적 모라토리엄을 선언하고 루블화의 평가절하를 단행했다. 루블화가 폭락을 계속해 한때 거래가 중단되기도 했으며 임금체불 실업 등으로 러시아 국민의 불만이 고조됐다.

경제파탄 속에 옐친대통령의 건강까지 악화돼 불안이 가중됐다. 옐친은 10월 우즈베크 방문중 공개석상에서 비틀거려 건강에 심각한 이상이 있음을 드러낸 뒤 주로 휴양지와 병원에 머무르면서 가끔 크렘린을 ‘다녀가는’ 상황. 옐친은 11월부터는 국정에서 사실상 손을 떼 예브게니 프리마코프총리가 러시아를 통치하고 있다.

▼북아일랜드 평화협정〓30여년에 걸쳐 유혈분쟁을 벌이던 북아일랜드의 개신교와 가톨릭이 4월10일 화해의 손을 잡았다. 96년 존 메이저 당시 영국총리가 시작한 평화협상이 토니 블레어 총리의 적극적 중재로 22개월만에 결실을 본 것.

평화협상의 주역인 북아일랜드 사회민주노동당의 존 흄 당수와 얼스터통일당의 데이비드 트림블 당수는 올해 노벨평화상을 공동으로 받았다.

▼코소보사태〓2월 신유고연방의 세르비아가 코소보주의 알바니아계 주민에 대해 ‘인종청소’와 다름없는 무력진압을 시작해 무려 27만명의 알바니아계 주민이 산악지방으로 대피하는 등 사태가 악화됐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10월 군사개입을 시작할 움직임을 보이는 등 강경 대응하면서 신유고연방군의 코소보 철군 등 11개항의 해결책이 마련돼 일단 위기가 해소됐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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