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정국 전망]대통령권위 상실…당분간 「대치정국」

  • 입력 1998년 12월 20일 19시 59분


19일 오후 1시25분 미 하원에서 탄핵당한 역사상 두번째 대통령이 되는 순간 빌 클린턴 대통령은 백악관 집무실에서 토니 캠폴로 목사와 단둘이 있었다.

클린턴 대통령이 모니카 르윈스키 전백악관 인턴과의 관계를 시인한 8월부터 그의 영혼 상담을 해온 캠폴로 목사는 이날 “그가 매우 지쳐있다”고 근황을 전한 뒤 백악관을 떠났다.

‘지친 대통령.’ 미국이 2001년 1월까지 남은 대통령임기 2년1개월동안 클린턴에게 예상할 수 있는 리더십을 상징하는 말이다. 탄핵이 없어도 집권 2기의 후반기로 갈수록 레임덕현상이 심한 대통령으로서, 야당으로부터 완전히 ‘왕따’를 당하게 될 대통령으로서 그에게는 고달픈 날들이 남게 됐다. 공화당은 탄핵안 가결을 통해 더이상 그를 신뢰할 수 없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내년 상원 재판에서 그가 살아날 가능성은 충분해 보인다. 1백명의 상원의원중 3분의 1인 34명만 거부해도 탄핵안은 부결된다. 45명인 민주당의원중 이반이 예상되는 의원은 기껏해야 2,3명밖에 안된다.

하지만 그를 잡으려다 지도부가 줄줄이 정계에서 퇴장하는 모습을 보고 있는 공화당은 그의 권위를 인정하지 않고 대내외 정책에서 더욱 강하게 몰아붙일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정책에서 가장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곳은 대한반도 정책. 대북 강경노선을 채택하고 있는 공화당은 북한의 핵관련 투명성여부를 행정부가 내년 2월말과 5월말까지 제출하도록 요구했었다. 그렇지 못할 경우 대북 중유자금지원 3천만달러의 지출이 동결된다.

탄핵안이 통과된 19일은 르윈스키가 클린턴 대통령에게 성추행을 당했다고 고소한 폴라 존스의 변호인으로부터 최초로 증인 소환장을 받은 지 정확히 1년이 되는 날이다. 클린턴 대통령은 자신의 빗나간 행동에 대한 엄청난 대가를 1년만에 치르면서 미국과 세계 정세에 불투명성을 가중시키고 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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