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연쇄 정상회담 대화록]

입력 1998-11-16 19:04수정 2009-09-24 19: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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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16일 마하티르 모하메드 말레이시아총리, 제니 시플리 뉴질랜드총리, 고촉통(吳作棟)싱가포르총리와 각각 연쇄정상회담을 갖고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에서 논의할 아시아 경제위기 극복방안에 대한 의견을 조율했다.

[한―말레이시아 정상회담]

김대통령과 마하티르총리는 금융위기대책을 30분간 논의했다.

▼마하티르총리〓우리는 1·4분기보다 2·4분기에 더 나빠져 올해 -4.8% 성장이 예견된다.

▼김대통령〓우리보다 낫다. 우리는 -6% 성장이 예상된다. 내년에는 2∼3% 성장을 전망한다.

▼마하티르총리〓우리는 내년에 1% 성장을 전망한다. 금융왜곡을 통제하고 환투기꾼의 공격에 대처하기 위한 세계금융구조의 조정을 검토해야 한다.

▼김대통령〓헤지펀드(단기성투기자금)뿐만 아니라 일부 은행도 같은 행태를 보이고 있다. 미국과 일본 등 선진국의 적극적인 역할이 필요하다.

▼마하티르총리〓주식 단기투자는 주식값만 올려놓고 팔아버린 뒤 다 빠져 나감으로써 결국 손해가 된다. 우리는 외국의 직접투자를 환영한다.

▼김대통령〓그것이 문제이나 잘못 견제하면 자본의 자유이동에 문제가 생긴다. 정보를 긴밀히 교환하고 대책을 세우는 국제기구가 필요하다. 양국간 교역의 급감과 투자부진에 우려를 표한다.

▼마하티르총리〓한국의 경험에 대해 알고 싶고 한국기업의 진출을 환영한다.

[한―뉴질랜드 정상회담]

이어 열린 김대통령과 시플리총리의 회담에서는 무역개방문제가 중점 논의됐다.

▼김대통령〓한국의 금융위기 때 2선자금 1억달러를 지원해준 데 대해 감사한다. 일찍이 개혁을 단행한 뉴질랜드를 많이 배우려 한다.

▼시플리총리〓김대통령의 지도력으로 좋은 결과가 나타난 데 대해 경하한다. 우리도 정부개혁에는 성공했으나 다른 모든 분야의 개혁에 성공한 것은 아니다.

▼김대통령〓APEC 각료회의에서 무역개방문제가 협의되지 못하고 세계무역기구(WTO)로 넘겨졌는데 내년에는 완벽하게 결론이 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APEC의 효용성이 떨어진다.

▼시플리총리〓각료회의에서 무역개방문제에 대해 합의를 보지 못한 것은 실망스럽다. WTO에 넘긴 것은 차선책이다.

[한―싱가포르 정상회담]

김대통령과 고촉통총리의 회담은 예정시간을 30분이나 넘겨 50분 동안 이뤄졌다.

▼고총리〓우리도 올해 제로성장을 예상하고 있다. 위기극복을 위한 대통령의 결의에 찬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한국경제는 최저점을 지나 상승하고 있다.

▼김대통령〓아시아가 보호무역주의로 흐르는 경향이 있어 문제다. APEC에서 희망을 보여줘야 한다. 헤지펀드가 함부로 설치지 못하게 해야 한다.

▼고총리〓전적으로 동감이다. APEC 각료회의는 실패했다고 볼 수 있다. 앞으로 어떻게 될지 회의적이다. 아시아 위기가 중남미 러시아로 건너갔다고 하지만 다시 아시아로 건너올 수 있다. 그때는 미국을 거쳐 올 것이다.

▼김대통령〓한국이 어려워 세일즈 하나 해야겠다. 주롱섬 프로젝트(15억달러 규모)에 현대와 삼성이 참여할 수 있도록 도와주기 바란다.

▼고총리〓현대와 삼성의 수주노력이 성공하기 바란다.

〈콸라룸푸르〓임채청기자〉ccl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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