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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11월 1일 19시 09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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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라크정부는 지난달 31일 “이라크내 대량 살상무기 사찰활동을 벌여온 유엔특별위원회(UNSCOM)와의 모든 협력관계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이라크의 발표가 나온 직후 긴급 소집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15개 이사국이 참석한 비공개 회의를 열고 “이라크의 결정에 대단히 실망했으며 만장일치로 이를 철회할 것을 촉구한다”고 발표했다.
코피 아난 유엔사무총장도 이날 “이라크의 협력중단 결정은 안보리 결의안을 중대하게 위반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미 백악관도 이날 이라크의 유엔특위 협력중단에 대해 무력행사 등 대응책을 논의하기 위한 긴급 국가안보회의를 열었으며 홍콩 일본 한국 등 아시아 순방을 위해 31일 호놀룰루에 중간 기착했던 윌리엄 코언 미 국방장관은 순방일정을 취소하고 워싱턴으로 돌아갔다.
이라크는 이날 사담 후세인대통령 주재로 9인혁명평의회와 집권 바트당 지도부의 합동 연석 회의에서 “유엔특위와의 협력관계를 즉각 무조건 중단한다”고 결정했다. 이라크는 이날부터 모든 무기시설과 감시장소에 유엔특위 사찰단원의 출입을 금지했다.
이라크는 “유엔안보리가 경제제재를 해제하고 리처드 버틀러 사찰단장을 경질하는 한편 미국 및 영국 중심으로 짜여진 특위를 개편하지 않으면 협력을 재개하지 않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이라크는 “빈에 본부를 둔 국제원자력기구(IAEA)는 유엔특위와 완전히 독립적인 활동을 한다는 조건 아래 이라크 핵무기사찰 및 무기시설 감시를 계속해도 좋다”고 발표했다.
이라크는 올해초 유엔의 무기사찰을 거부해 미국 및 영국과의 군사대결 직전에 유엔결의 준수를 약속하고 5월부터 사찰을 허용했으나 8월에는 유엔특위와의 협력 제한을 선언하는 등 미국중심의 사찰에 불만을 나타내 왔다.
이라크의 니자르 함둔 유엔주재대사는 “사찰단원들을 추방하지는 않을 것이나 짐을 꾸려 이라크를 떠나는게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바그다드·유엔본부APAFP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