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FRB의장 금리인하시사]『美 얼마나 내릴까』촉각

입력 1998-09-24 19:36수정 2009-09-25 00:48
공유하기뉴스듣기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앨런 그린스펀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이 23일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어느 때보다 강력히 시사해 세계경제의 침체기조를 돌리기 위한 금리 동반인하 기대를 낳고 있다.

신중하기로 유명한 그가 현 시점에서 금리인하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함에 따라 29일로 예정된 연방 공개시장위원회(FOMC)회의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국제금융계는 해석하고 있다.

미국 금융계의 초점도 금리가 ‘언제 어느 정도나 인하되나’로 옮겨졌다. 전문가들은 현재 연 4.75%인 재할인율을 최소한 97년 인상분인 0.25% 포인트는 낮출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메릴린치증권의 분석가 브루스 스타인버그처럼 “향후 몇개월 동안 여러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할 것이며 총 1%포인트 정도 낮출 것”이라는 기대 섞인 분석도 나온다.

미국이 금리인하로 방향을 바꾼 것은 그동안 금리인하 단행을 가로막았던 인플레의 우려가 사라지고 오히려 디플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아시아에 이어 러시아 중남미까지 심각한 금융위기가 확산되는데다 일본의 경기침체 장기화로 ‘세계 경제의 기관차’ 역할을 미국이 맡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는 인식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미국증시의 호황을 떠받쳐온 ‘강한 달러’를 쉽게 포기할 수 없는데다 일본이 9일 단기금리 인하를 발표함에 따라 미국금리 인하로 인한 달러화가치 하락의 우려가 줄어든 점도 호재로 작용했다.

세계 최저수준의 금리정책을 유지하는 일본이 이달 들어 최단기금리인 금융기관간 콜금리를 종전의 연 0.40∼0.45%에서 0.25%로 전격 인하하면서 미국의 금리인하는 시간문제라는 시각이 지배적이었다.

하야미 마사루(速水優)일본은행총재는 금리인하를 발표하면서 “다른 나라 사정과는 무관한 조치”라고 말했으나 미일(美日)간에 금리인하를 사전에 조율했다는 소문이 팽배하다.

미국은 일본에 앞서 금리를 인하할 경우 따르게 될 달러화가치 하락의 부담을 우려해 일본측에 “미국보다 한발 앞서 금리를 인하하라”고 요구했고 내수경기부양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는 일본도 이에 동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제 유럽과 중국 등이 어떤 움직임을 보일지도 관심이다.

일본의 금융전문가들은 “영국 캐나다 이탈리아는 금리를 낮출 것이 확실시되며 독일과 프랑스는 다소 유동적”이라고 전망한다. 미국이 금리를 낮추면 중국도 따를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24일 홍콩증시의 주가폭등은 중국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나타난 결과였다.

일본에 이은 미국의 금리인하는 일단 세계경제회복에 긍정적인 역할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금리인하로 내수와 수출이 활기를 띠고 기업의 투자의욕도 높아질 것이라는 것이 일반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현재 세계경제를 덮고 있는 먹구름이 너무 두꺼운 실정이어서 금리인하라는 전통적인 경기부양책의 효과가 극히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견해도 만만치 않다.

〈김승련기자·도쿄〓권순활특파원〉srkim@donga.com


Copyright ⓒ 동아일보 & donga.com
당신이 좋아할 만한 콘텐츠
동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