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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1998년 9월 20일 20시 36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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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부자들의 놀라운 비밀들’이라는 책은 뉴욕타임스에 45주간이나 베스트셀러로 올랐던 화제작이다. 저자가 관찰한 백만장자들의 일곱가지 공통점 중 첫번째는 수입에 비해 대단히 검소한 생활을 한다는 것이다. 평범한 주택에 중고차를 선호하고 자녀들을 소박하게 키우는 ‘이웃도 눈치 못챌 정도의 부자들’이 백만장자 전체의 83%나 됐다고 한다. 저자는 ‘부(富)는 수입보다 자제할 줄 아는 생활에 의한 결과’라고 결론지었다.
▼지난주 방한했던 로만 헤어초크 독일대통령이 남기고 간 검약정신이 화제다. 3박4일 호텔에 머무르는 동안 그가 사용한 물건은 수건 단 6장에 불과했다. 호텔측이 준비한 귀빈용 식사를 사양한 채 피자 한판을 수행원들과 나눠 먹었다고 한다. 외출할 때는 방의 모든 전등이 꺼져 있었다. 독일대통령의 몸에 밴 근검절약 습관이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아래 있는 우리에게 큰 깨우침을 준다.
▼우리나라에도 그런 지도자들은 많았다. 조선초기 유관(柳灌)이라는 판서는 흥인문 밖 초가에 살면서 비가 오는 날이면 방안에서 우산을 쓰고 지냈다. 그리고 늘 우산없는 집은 얼마나 고생이 심할까를 걱정했다고 한다. ‘사치한 자가 임금을 섬기면 반드시 욕됨이 있고 검소한 자가 임금을 섬기면 임금과 벼슬을 온전히 보존한다’는 당시의 말이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이규민 논설위원〉kyumle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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