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低금리행진」신호탄 올랐나?…국제 금융계 촉각

  • 입력 1998년 9월 10일 19시 40분


일본의 금리인하는 ‘세계적 저금리 행진’의 서곡인가?

일본이 9일 하루짜리 콜금리를 연 0.25%로 내린 뒤 국제금융계는 미국과 유럽의 움직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하야미 마사루(速水優)일본은행총재는 9일 “이번 조치는 일본의 디플레 악순환을 막기 위한 것으로 다른 나라 사정과는 무관하다”고 말했다.

‘미국과 독일의 금리도 곧 내려갈 것’이라는 관측이 확산되지 않도록 쐐기를 박자는 뜻이었다.

그러나 일본금융계는 이를 못 믿겠다는 표정이다.

미국은 경기후퇴 조짐이 가시화하자 이달 들어 부쩍 금리인하 가능성을 자주 거론하고 나섰다.

그러나 ‘금리인하’설이 나돌자마자 달러화 가치가 폭락해 미국은 일본 및 유럽에 ‘긴급 협조’를 요청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보고 있다. 금리인하를 계획하고 있다면 미국보다 한발 먼저 실시해달라는 것이 긴급 협조의 내용. 미국으로서는 현 시점에서 미국 주가를 떠받치는 무기인 ‘강한 달러’를 포기할 수 없기 때문이었다.

독일 분데스방크의 올라프 자이페르트이사가 8일 “상황이 요구한다면 금리인하를 두려워 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도 이를 뒷받침한다.

미국 일본 유럽 사이에 금리인하를 둘러싼 교감이 있었는지 아직까지는 확인되지 않는다.그러나 10일 도쿄(東京)외환시장에서 엔화환율이 그나마 달러당 1백35엔대를 지킨 것은 미국의 금리인하 가능성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다만 미국의 금리인하 시기에 대해서는 관측이 엇갈린다.

29일 미 연준(聯準) 월례회의에서 발표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지만 9일 일본의 금리인하로 양국간 금리차가 벌어져 달러가치가 오르는 바람에 시간을 벌었다는 시각도 있다.

〈허승호기자·도쿄〓권순활특파원〉tiger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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