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위성발사 발표에 지구촌 대혼란

  • 입력 1998년 9월 5일 07시 12분


“북한이 지난달 31일 첫 인공위성을 발사했다.”

4일 북한관영 중앙통신의 짤막한 이 보도가 전 세계를 혼란에 빠뜨리며 ‘북한 미사일 미스터리’를 낳았다.

북한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지난달 31일 일본영공을 지나 태평양에 떨어진 ‘비행물체’는 한국 일본 미국을 대경실색케 한 대포동1호 미사일이 아니라 인공위성의 추진체이기 때문이다.

한국 일본 미국은 지난달 31일 발사된 물체가 인공위성일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일단 미사일이라는 입장을 재확인했다. 그러나 공방의 여지는 남아 있다.

우선 북한의 발표는 매우 구체적이다. 북한측은 인공위성의 발사시간, 발사장소, 궤도길이와 순환주기, 위성의 역할 등을 상세하게 설명하고 있다. 북한TV는 지난달 31일의 발사장면을 공개하고 궤도를 설명하는 화면을 내보내기도 했다. 북한이 4일 밝힌 인공위성 발사시간과 장소는 대포동1호 미사일 발사의 그것과 일치한다.

북한은 “인공위성을 미사일이라고 억지부리고 생떼를 쓰고 있다”며 일본을 비난하기도 했다.

그러나 일본 등 관련국은 일제히 ‘북한의 의도적 장난’일 가능성을 강력히 제기하고 나섰다.

특히 일본은 외무성은 물론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까지 나서서 북한의 주장을 반박하고 북한이 미사일 발사를 은폐하려고 했을 가능성을 지적했다.

북한이 위성을 쐈다면 미국 등의 수많은 첩보위성이 이를 탐지하지 못할 리 없다는 점에서 이는 설득력을 갖는다.

더욱이 지난달 31일 발사 직후 일본의 자세를 비난하며 ‘미사일’이라는 표현을 썼던 북한이 발사일로부터 나흘 뒤, 김정일 북한노동당총비서의 주석 선출을 하루 앞두고 인공위성이라고 주장하고 나온 점도 석연치 않다.

〈김기만기자〉keyma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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