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계형 범죄」 실직외국인 가세…상반기에만 77명

  • 입력 1998년 8월 26일 19시 29분


국제통화기금(IMF)관리체제 이후 국내에서 취업하다 실직한 외국인이 저지르는 강도 절도 등 생계형 범죄가 급증하고 있다.

대검찰청 형사부(부장 안강민·安剛民검사장)에서 26일 발간한 ‘최근 5년간 외국인 범죄발생현황’에 따르면 올 상반기에 적발된 외국인 범죄자 1천6백83명 중 강력범은 77명으로 지난해 전체 56명보다 38%나 늘었으며 절도범도 1백72명으로 지난해 2백14명의 80%에 달했다.

전체 외국인 범죄자 중 강 절도범이 차지하는 비율도 커져 강력범은 지난해 1.9%에서 올 상반기 4.6%로, 절도범은 7.2%에서 10.2%로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93년부터 97년까지 강력범의 비율은 1.5∼3.2%, 절도범은 6.3∼8%로 해마다 다소 차이는 있으나 크게 늘어난 적이 없었다.

올해 외국인 범죄를 유형별로 분류하면 교통사범(26%)과 폭력범(22.1%)이 예년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큰 비중을 차지했고 국적별로는 미국(29.4%) 중국(28%) 일본(5.5%) 대만(5.4%) 필리핀(3.7%) 등의 순이었다.

검찰 관계자는 “국내 중소기업에 취직했던 동남아 국가의 외국인이 부도나 실직 등으로 직장을 잃고 귀국할 여비조차 없는 상태에서 생계비를 마련하기 위해 범죄를 저지르고 있다”면서 “범죄양태도 예년의 1백20종에서 1백50여종으로 다양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검찰은 외국인 범죄를 줄이기 위해 외국인 근로자의 취업실태를 분석하는 한편 외국인과 국내 알선조직에 대해 지속적으로 단속하기로 했다.

〈하준우기자〉hawo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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