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性추문」 막판 승부…상원법사위장『거부땐 탄핵』

  • 입력 1998년 7월 27일 19시 34분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까지 모니카 르윈스키 섹스스캔들과 관련, 미 현직 대통령으로서는 처음으로 연방대배심원 앞에 출석해 증언할 것인지 여부를 결정해야 하는 기로에 몰렸다.

1월19일 워싱턴포스트지에 클린턴대통령이 전백악관 인턴 르윈스키와 성관계를 가진 뒤 이를 법정에서 부인토록 교사했다는 설이 처음 보도된 이후 6개월을 끌어오던 스캔들은 케네스 스타 특별검사가 클린턴대통령에게 소환장을 발부함으로써 막바지에 접어들었다.

현재 클린턴대통령의 법정대리인인 데이비드 켄덜 변호사와 스타검사측이 증언방법을 놓고 최종협상을 벌이고 있으나 아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워싱턴포스트지는 27일 증언을 서면조사로 대체하는 방법은 스타검사측이 거부해 일찌감치 협상에서 제외됐으며 현재 클린턴대통령이 비디오 증언을 하는 협상이 진행중이라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지는 대배심증언에는 변호사가 입회할 수 없으나 클린턴진영이 변호사 입회하에 증언을 하겠다는 최종제안을 내놓았다고 보도, 클린턴대통령이 처음으로 대배심원단 앞에 출석할 가능성도 있다고 보도했다.

그러나 스타검사측은 기본적으로 클린턴대통령에게 예외적인 대우를 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어서 협상이 결렬될 경우 클린턴대통령이 소환을 거부할 가능성도 있다.

미 헌법은 대통령에게 소환장을 발부할 수 있는 주체로 하원만을 언급하고 있어 클린턴대통령이 소환을 거부할 수 있는 근거는 충분하다. 그러나 이 경우 클린턴대통령이 진실을 증언하길 피하고 있다는 인상을 국민에게 줌으로써 올 가을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정치적 부담이 적지 않다.

이때문에 민주당의 리처드 게파트 하원원내총무는 26일 CBS방송에 출연, “클린턴대통령은 스타검사에게 필요한 모든 정보를 제공할 것으로 믿는다”면서 증언을 우회적으로 촉구했다. 또 함께 출연한 상원 법사위원장인 오린 해치 의원(공화)은 “법을 준수해야 한다는 모범을 보여야 할 대통령이 소환을 거부하는 것은 바로 의회의 탄핵절차 개시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번 스캔들과 관련해 르윈스키의 증언을 녹음했던 전백악관직원 린다 트립 등 증인 70여명이 이미 대배심에 출석했기 때문에 아직 증언을 하지 않은 관련자는 클린턴대통령과 르윈스키 두명뿐이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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