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국제입찰戰」 본격화…내달중순 서류접수

  • 입력 1998년 7월 6일 19시 56분


기아자동차와 아시아자동차가 국제공개경쟁입찰을 통해 8월말 일괄 매각된다.

산업은행 이근영(李瑾榮)총재와 유종렬(柳鍾烈)기아 및 아시아자동차 법정관리인은 6일 오전 산업은행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기아의 매각계획과 일정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15일 국제공개경쟁입찰 공고를 내고 △27일 입찰설명회 개최 △8월중순 입찰서류 접수 △8월말 낙찰자 선정의 일정을 밟게 된다.

이날 기아의 국제입찰발표가 있자 대주주인 포드가 가장 먼저 입찰참여를 공식 선언했고 삼성과 현대 대우도 적극적인 참여의사를 표명, 국내외 업체간 입찰경쟁이 본격화됐다.

▼입찰참여를 선언한 포드〓그동안 수의계약형식으로 기아자동차 인수를 희망했던 포드자동차는 6일 공개경쟁입찰 참여를 공식 선언했다.

포드사 켄 브라운 아시아태평양지역 대변인은 이날 “삼성자동차 등 국내외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할 의사가 전혀 없다”고 밝혀 단독 인수의사를 분명히 했다. 현재 기아지분의 16.9%를 보유하고 있는 대주주일뿐만 아니라 기아측이 인수 희망업체 1순위로 꼽고 있어 가장 유리한 입장. 그러나 반대급부로 부채탕감을 요구하고 있어 조건이 충족되지 않을 경우 태도가 변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

▼기아인수에 필사적인 삼성〓삼성은 컨소시엄구성 등 가능한 모든 방법을 동원해 기아를 인수하겠다는 입장. 기아 인수없이는 추가부담 때문에 삼성자동차를 더이상 끌고가기 힘들다는 판단에 따른 것.

또 삼성이 기아를 인수하지 못할 경우 결국 삼성자동차가 ‘빅딜’(대규모 사업교환) 대상으로 자동차시장에서 퇴출될 가능성이 큰 점도 삼성을 벼랑끝으로 몰고 있다.

▼연합전선을 모색중인 현대―대우〓대우그룹은 김우중(金宇中)회장의 방침에 따라 6일 현대와의 공동인수의사를 공식적으로 표명. 현대와 대우가 기아를 공동인수할 경우 승용차중심인 아산만공장을 현대가, 상용차중심인 소하리공장을 대우가 가져가는 방안이 가장 유력하다. 이는 결국 두 그룹간의 이해관계에도 딱 맞아떨어진다.

현대자동차의 한 관계자는 “포드 삼성 등을 단독으로 상대하기 다소 버거운 마당에 대우와의 연합전선 형성을 기피할 이유가 없다”는 입장이어서 성사가능성이 매우 높은 편.

▼낙찰자 선정방식을 둘러싼 이견〓산업자원부와 삼성 현대 대우 등 국내업체들은 감자(減資)후 발행되는 기아의 신주(新株)를 가장 높은 가격에 인수하는 업체를 낙찰자로 선정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반면 기아는 인수가격보다 인수업체의 경영능력 재무구조 등 비가격적 요인을 더 중시해야 한다는 입장.

기아의 주장처럼 비가격적 요인을 중시할 경우 포드가 낙찰자로 선정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

이에 따라 기아인수자는 향후 나올 입찰자격 및 낙찰자 선정기준이 어떻게 되느냐에 따라 좌우된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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