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中반환 1주년]교민사회,경제난에 신음

  • 입력 1998년 6월 28일 19시 31분


홍콩 주권반환 1년을 맞는 홍콩 한인사회의 분위기는 칙칙한 회색이다.

지난해 중반까지만 해도 홍콩에서 근무를 시작하는 상사원이나 금융기관 직원들은 쇼핑과 관광의 천국인 ‘동양의 진주’에서의 생활에 큰 기대를 했었다.

그러나 아시아 금융위기가 닥치고 한국이 국제통화기금(IMF) 시대를 맞게 되면서 상황은 1백80도 변했다.

여행사 식당 면세점 기념품점 등 한국관광객과 7천여 교민을 주요 상대로 했던 직종은 거의 개점휴업 상태다.

지난해 말 이후 8백여명의 현지 상사주재원과 가족이 귀국했다.돈을 아끼기 위해 가족은 돌려보내고 혼자 근무하고 있는 ‘나홀로족’ 상사원도 크게 늘었다. 한인교회 등 한국인이 몰리던 곳의 풍경도 적막해졌다.

한국의 중소업체 사무실 등이 몰려 있던 홍콩섬의 ‘코리아센터’도 하나둘씩 사무실을 비운데 이어 올 1월 건물 자체가 팔려 한인들은 이제 둥지마저 잃은 셈이다.

홍콩한인회 연임(延稔·57)사무국장은 “홍콩반환과 함께 중국본토의 입김이 세질 경우 한국인 등 외국인에 대한 차별이 있지 않을까 걱정했다”며 “그러나 중국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이 사라진 대신 경제위기가 교민을 고통스럽게 하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홍콩이 중국의 특별행정구로 편입되면서 한때 북한 탈북자들의 귀순통로였던 홍콩의 기능은 완전히 사라졌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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