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 『관광객 모두 국빈대접』…관광객 유치 총력

  • 입력 1998년 6월 28일 19시 14분


‘단돈 21달러(약 2만9천원)로 파라다이스에서 하루를.’

루피아화의 가치폭락으로 인도네시아가 세계에서 가장 값싸게 호화로운 관광을 할 수 있는 나라로 등장했다.

아시안월스트리트저널은 최근 “비즈니스센터 수영장 헬스장 테니스장을 모두 갖춘 인도네시아의 최고급 호텔에서 아침식사까지 포함해 하루 숙박료는 21달러”라고 보도했다.

이 신문은 “에어컨을 튼 고급택시를 타고 자카르타시내를 세시간 가량 돌아다녀도 요금은 3달러가 안된다”고 덧붙였다.

사실이다. 작년 7월 달러당 2천4백루피아선이던 환율은 최근 달러당 1만5천루피아까지 치솟았다. 그러나 루피아화를 기준으로 한 호텔숙박비는 그 때나 지금이나 똑같다. 더욱이 올해 인도네시아가 격변을 겪으면서 관광객이 뚝 떨어져 모든 관광객은 칙사대접을 받을 정도.

5월21일 수하르토 전대통령이 사임한 뒤 하비비대통령의 새 정권은 해외관광객 유치를 위해 ‘정국 안정’을 대내외에 여러차례 공표했다.

그러나 아직도 외국인들은 인도네시아를 ‘시위 약탈 방화로 1천명 이상이 사망한 나라’로 보고 있다. 관광객의 발길이 뜸해질 수밖에 없다.

이러니 값이라도 내려 관광객을 끌어들이려 하는 것은 당연.

최고급 호텔체인인 래디슨호텔의 경우도 지난해 1백20달러였던 투숙료를 최근 20달러대로 낮췄다. 그런데도 최근의 객실 투숙률은 10%대에 머문다. 잘 나가던 휴양지 발리섬의 투숙률도 30%대.

인도네시아는 정변에 이은 경기불황에 울지만 이곳을 찾는 관광객들은 약간의 위험만 각오하면 ‘재벌’처럼 행세하며 여행을 즐길 수 있다.

〈김태윤기자〉terrenc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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