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리턴 訪中]클린턴 『中 인권문제 짚고 넘어갈 것』

  • 입력 1998년 6월 25일 19시 44분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25일 오후 중국 시안(西安)국제공항에 도착, 후진타오(胡錦濤)부주석 등의 영접을 받고 8박9일간의 중국방문에 들어갔다.

클린턴대통령은 이날 밤 시안성 남문에서 중국 전통양식으로 베풀어진 환영의식에 참석, “21세기를 앞둔 시점에서 미국과 중국의 협력관계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89년 2월 조지 부시대통령의 실무방문 이후 9년4개월만에 중국을 방문하는 미국대통령인 그는 27일 오전 베이징(北京)에서 장쩌민(江澤民)중국국가주석과 정상회담을 갖는다. 미국대통령의 국빈자격 중국방문은 84년 로널드 레이건대통령 이후 14년2개월만이다.

한편 클린턴대통령은 25일 전용기 재급유를 위해 기착한 알래스카 엘먼도프 공군기지에서 “톈안(天安)문사태 이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미국대통령으로서 중국의 인권문제에 관해 말해야 할 것은 반드시 제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비록 견해차가 크지만 그들과의 회담은 우리의 이상과 가치관을 보다 선양시키는 최선의 방법이 될 것”이라며 “시간이 지나면서 보다 많은 중국인들을 세계로 이끌어내면 세계는 보다 많은 자유를 중국에 불어넣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클린턴의 첫 방문지인 시안은 22일부터 오후8시∼오전7시 차량과 사람의 통행을 통제하는 등 삼엄한 분위기. 클린턴이 관람하게 될 진시황릉으로 통하는 길에는 1백m 간격으로 경비병력을 배치.

○…클린턴의 중국체류기간 중 보안에 각별히 신경을 쓰고 있는 미국은 식수는 물론 각종 먹을 것과 맥주까지 공수하는 등 치밀하게 준비. 클린턴이 중국에서 첫날밤을 묵는 아방궁 카이웨(凱悅)호텔의 프레지던트룸은 하루 방값이 1천8백달러로 최고급.

○…클린턴대통령의 방문이 국제사회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것과 대조적으로 중국 현지 분위기는 매우 차분한 편. 요란한 현수막이나 아치도 별로 눈에 띄지 않으며 25일 톈안문 광장에 성조기가 내걸린 게 돋보이는 정도. 반면 언론은 연일 이를 대대적으로 보도.

○…클린턴대통령의 방중 수행단에서 티베트 조정관인 그레그 크레이그 국무부 정책기획국장이 제외돼 인권단체가 크게 반발.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 아시아’는 “클린턴대통령이 중국의 환심을 사기 위해 얼마나 애쓰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매우 실망스럽다”고 비난.

〈베이징〓황의봉특파원〉heb8610@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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