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3社-포드, 기아自 인수전 치열할듯

  • 입력 1998년 6월 25일 19시 33분


정부가 25일 기아자동차를 국제입찰을 통해 매각키로 결정함에 따라 현대 대우 삼성 포드자동차 등 국내외 자동차업체들의 기아 인수전이 시작됐다.

정부는 다음달 15일 국제입찰공고를 내고 8월20일경 인수자를 결정할 계획이다. 매각방법은 현재의 기아차 주식을 감자(減資)한 뒤 51%의 신주(新株)를 발행해 이를 국제입찰에 넘기게 된다.

문제는 이같은 국제입찰 방안은 이해당사자인 기아의 대주주 포드와 기아가 원치 않는 처리방안인데 있다. 포드는 그동안 정부측에 감자 후 발행하는 신주를 우선적으로 배정해줄 것을 요청해왔다.

포드를 최대주주로 영입해 기아의 경영권을 유지하기 바라는 기아측도 포드의 이 방안을 지지하고 회사정리계획안도 이를 토대로 작성하고 있다. 한때 포드와 컨소시엄을 구성해 기아를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했던 삼성은 포드와의 제휴협상이 무산된 상태. 이에 따라 새로운 파트너를 물색중이다.

삼성은 외국의 자동차업체 또는 금융기관과 컨소시엄을 구성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삼성은 이같은 외국자본과 제휴한 컨소시엄이 여의치 않으면 단독으로라도 기아 인수에 뛰어들겠다는 입장이다.

공개적으로 기아인수를 선언한 현대자동차는 국제입찰을 환영하는 모습. 현대의 한 관계자는 “정부의 세제 및 자금지원만 있다면 기아를 충분히 정상화시킬 수 있다”고 자신감을 보였다.

외국자본을 유치해 기아인수자금을 마련할 계획인 현대는 여차하면 기아의 소하리공장을 탐내는 대우와 제휴하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이 부분은 대우도 바라는 사항이어서 양사의 제휴가 성사될 가능성이 높다.

기아를 탐내는 현재의 여러 상황으로 볼 때 기아의 국제입찰은 일단 치열한 경합이 예상되며 이렇게 되면 낙찰가격은 치솟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

기아의 인수대금이 급등할 경우 1차 입찰은 무산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자동차 업계는 보고 있다.

현대와 삼성 대우 등 국내업체들의 자금사정이 어려울 뿐만 아니라 포드는 무리수를 둬가면서 기아를 인수할 의향이 적기 때문이다.

이럴 경우 기아는 삼성자동차와 빅딜 대상으로 연계돼 현대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다.

〈이희성·박현진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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