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25일 訪中/미국 입장]「전략적 동반자」굳히기

  • 입력 1998년 6월 21일 19시 5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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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25일부터 8일간 중국을 국빈 방문한다. 클린턴대통령은 시안(西安)에 도착한 후 베이징(北京) 상하이(上海) 구이린(桂林) 홍콩 등 5개 도시를 순방하고 7월3일 귀국한다.

얼른 보면 미국과 중국은 최고의 밀월관계 같다. 95년부터 해마다 클린턴대통령과 장쩌민(江澤民)국가주석간에 정상회담을 가졌다. 이번은 같은 인물의 정상들이 회담하는 네번째. 양국의 목표는 정치적으로 패권을 추구하지 않고 경제적으로 협력하며 상호 군사위협의 제거와 분쟁지역 공동대응 등을 추구하는 ‘전략적 동반자’관계의 심화다.

그러나 취임후 처음으로 중국을 방문하는 클린턴대통령은 많은 정치적 부담을 안고 있다.

96년2월 중국에 위성수출을 허가한 자신의 결정이 중국의 미사일 개발을 도와 미국의 국가안보를 위태롭게 했다는 공화당의 비난이 거센데다 중국으로부터 우회적으로 선거자금을 기부받고 이같은 결정을 내렸다는 의혹을 받고 있기 때문이다.

중국의 인권문제도 골치아픈 현안이다. 공화당은 올들어 중국의 종교자유 탄압, 정치범 수용, 가족계획에 따른 강제낙태, 수감자 강제노역 등을 규탄하는 법안과 중국 정보기관에 대한 감시체제 구축 법안 등 9개의 반중(反中) 법안을 상정해놓거나 통과시켰다. 대중(對中)관계에서 클린턴대통령의 운신의 폭을 좁히고 있는 것이다. 트렌트 로트 공화당 상원 원내총무 등 공화당지도부는 심지어 중국방문을 취소하라는 압력을 넣고 있다. 이때문에 클린턴대통령은 이번 방중외교에서 인권문제를 소홀히 할 수 없게 됐다. 백악관측은 89년 톈안(天安)문 사태의 유혈진압 현장인 톈안문광장 환영행사장에서 중국에 인권문제의 시정을 요구하는 연설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급증하는 무역수지 적자도 주요의제중의 하나. 91∼96년 중 미국의 대중수출이 90.5%, 중국의 대미수출이 171.4%나 증가했다. 대중 무역적자가 97년 한해 동안만 5백억달러나 됐다.

클린턴대통령이 대중외교를 중시하는 이유는 국제사회를 미국 혼자 끌고나가기는 벅차다는 현실인식이 숨어있다. 인도 파키스탄의 핵실험을 막지 못한 것, 연초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무력제재 방안이 유엔에서 고립됐던 것은 국제문제에 있어 미국의 전략적 동반자의 필요성을 말해주는 대목.

이번 정상회담에서 다뤄질 한반도 평화와 안정방안도 중국의 조력을 필요로 하는 주요 의제중 하나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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