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低 수렁」 수출감소 현실화…車등 경쟁력 약화

  • 입력 1998년 6월 16일 19시 44분


엔화 평가절하로 인한 수출감소가 현실화하고 있다.

산업자원부는 이달 수출목표를 지난해 같은달보다 3% 줄어든 1백20억달러로 책정했으나 이 목표마저 달성하기 힘들다는 전망을 16일 내놓았다. 이에 따라 지난달 수출이 4개월만에 전년동기대비 2.6% 줄어든데 이어 이달에는 감소폭이 더욱 커질 전망이다.

산자부 관계자는 “엔저의 속도와 폭이 커져 이번달 수출목표를 달성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며 엔화환율이 1백50엔대까지 떨어지면 연간 수출이 84억달러 정도 줄 것이라고 분석했다. 수출 증대를 위한 정부의 무역금융정책이 현장에서 전혀 실행되지 않아 이같은 우려는 더욱 커지고 있다.

품목별로 볼 때 일본과 경쟁이 심한 가전품목은 엔화환율 1백50엔대에서는 유럽지역에서 가격차가 완전 소멸되며 미주지역도 겨우 미세한 우위를 지킬 것으로 산자부는 내다봤다.

기계류는 주력 수출시장인 동남아지역에서 일본 기계류의 가격 하락으로 수출기반이 큰 위협을 받게되며 선박도 수주경쟁에서 소형선박을 중심으로 상당한 타격이 우려된다.

자동차는 1백30엔대를 분기점으로 이미 국산자동차가 수출 경쟁력을 상실한 상태이며 철강은 동남아지역 주요수출품목인 냉연도강판 아연도강판 열연강판 등을 중심으로 수출경쟁력이 약화하고 있다.

산자부는 단기대책으로 이미 발표된 무역금융 지원정책이 현장에서 시행되도록 독려 점검하고 수출보험계약 체결한도를 20조4천억원에서 31조원으로 늘리기로 했다.

중소기업에 대한 시장개척 자금을 올해 2백억원 증액한 3백억원으로 늘리고 대일 경합도가 높은 품목은 채산성이 악화하지 않는 범위내에서 수출가격을 동반 인하하도록 지도할 계획이다.

〈박현진기자〉witnes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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