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金대통령 訪美/상하원 연설요지]『경제개혁 꼭 이룩』

  • 입력 1998년 6월 10일 19시 57분


지금까지 이 영광된 자리에서 연설한 세계의 많은 지도자들이 있으나 미국이 두번이나 죽음의 위기에서 결정적으로 생명을 구해준 당사자가 국가원수로 이 자리에 선 것은 내가 처음일 것이다.

73년 일본 도쿄(東京)의 한 호텔에서 한국의 중앙정보부(KCIA) 요원이 나를 납치, 공작선에 싣고 가 바다에 던지려 했을 때 나중에 알게 됐지만 미국의 통보를 받고 날아온 일본비행기가 납치범들을 제지했다.

80년 군사쿠데타 주동자들에 의해 체포돼 사형선고를 받았을 때 카터대통령과 레이건대통령 당선자의 적극적인 개입이 없었던들 오늘 이 연단은 비워져 있었을 것이다.

한국에는 아직도 평화가 정착되지 않고 있다. 우리는 이런 상황을 변화시켜야 한다. 무엇보다도 우리는 북한의 무력도발을 용납해서는 안된다. 힘에 의한 평화를 확고히 지켜나가야 한다.

한국은 경제적 어려움에도 불구하고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프로젝트에 대한 약속을 성실히 이행할 것이다. 북한에 대해 선의와 진실을 가지고 대함으로써 북한이 의구심을 떨치고 개방의 길로 나오도록 해야 한다. 한미 양국은 대북정책에 대해 보다 자신감을 갖고 차분한 자세로 협조해나갈 필요가 있다. 우리는 북한에 대한 경계를 결코 게을리하지 않겠지만 평화를 위한 기회를 만들어 나가는 데도 전혀 두려워하지 않을 것이다.

미국 일본 중국 러시아 등 4대국 사이에 둘러싸여 있는 한국의 국익과 안전은 이들 나라에 의해 크게 영향을 받고 있다. 미군이 한국을 포함한 동아시아에 계속 주둔하는 것이 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긴요하고 미국의 국익에도 부합한다고 나는 확신한다.

한국은 길고도 험난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현재 우리에게 무엇보다 절실하고 중요한 것은 외국인 투자다. 우리가 방대한 개혁을 추진해 나가는데 있어 외부의 지원, 무엇보다도 미국의 아낌없는 지원이 필요하다. 앞으로도 IMF는 국제금융위기를 방지하고 안정화시키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계속해 나가야 할 것이다. 따라서 IMF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이 필요하다.

한국은 올 1년을 전면적인 경제개혁의 해로 설정했다. 가혹한 시련을 이겨내야 하나 한국은 할 수 있다.

우리 두 나라가 진정으로 가치있는 일이라고 여겼던 한국의 민주화를 위해 우리는 오랜 기간 힘겨운 투쟁을 벌여야 했다. 이제 양국 국민은 그 투쟁이 정말 가치있는 일이었다는 사실을 확인할 의무를 지게 됐다. 오늘 나는 여러분에게 우리가 깊은 우정으로 손을 맞잡고 민주주의의 빛나는 모범을 만들어 보자고 말씀드린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