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엔약세 가속화…1달러 140엔 육박

  • 입력 1998년 5월 29일 19시 40분


한국수출산업 경쟁력의 ‘마지노선’으로 여겨지는 달러당 엔화환율 1백40엔대의 붕괴가 눈앞에 다가오고 있다.

29일 도쿄(東京)외환시장에서 엔화환율은 개장초 한때 전날 종가보다 2엔이상 급등한 달러당 1백39.20엔까지 올라 엔화가치가 크게 떨어졌다.

도쿄 외환시장에서 엔화환율이 1백39엔대에 진입한 것은 91년 8월19일 이후 6년9개월여만에 처음이다.

엔화환율은 엔화약세 가속화를 우려한 일본정부의 외환시장 개입방침에 영향받아 이날 오후에는 달러당 1백38엔대 후반에 거래됐으나 전날보다는 여전히 1.50엔 이상 높은 수준이었다.

마쓰나가 히카루(松永光)대장상은 이날 긴급기자회견을 갖고 “현재의 환율움직임에 강한 우려감을 갖고 있으며 과도한 엔화약세에 단호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혀 일본정부가 조만간 환율안정을 위한 시장개입에 나설 것임을 시사했다.

이날 외환시장은 △일본의 4월중 실업률이 처음으로 4%를 넘었다는 총무청 발표 △일본기업의 97회계연도(97년4월∼98년3월) 결산 결과 적자기업 및 수익감소기업의 급증 △인도에 이은 파키스탄의 핵실험 강행과 이에 따른 남아시아 정세악화 전망 등이 일시에 겹치면서 분위기가 냉각됐다.

엔화가치가 급락세를 보이자 도쿄외환시장은 극심한 불안감 속에서 엔화약세가 아시아경제위기를 더욱 가속화하면서 악순환을 유발할 것이라는 우려가 팽배했다.

도쿄의 외환전문가들은 “환율안정을 위한 미일(美日)정부의 시장개입 의지와 개입강도가 남은 유일한 변수이긴 하지만 조만간 달러당 1백40엔대 진입은 불가피해 보인다”고 전망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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