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국 은행 印尼 대출회수 『골머리』

  • 입력 1998년 5월 24일 19시 56분


수하르토 전대통령의 사임에도 불구하고 인도네시아 정치 및 경제상황의 불투명성이 가시지 않아 선진국 은행들이 대출금 회수에 비상이다. 현재 인도네시아의 외채는 공공부문 6백54억달러, 민간부문 6백80억달러 등 약 1천3백34억달러.

이중 연말까지 만기가 돌아오는 외채는 민간기업 차입분을 제외해도 정부외채 1백억달러, 중앙은행이 지급보증한 80억달러, 단기무역금융 70억달러, 은행직접차입 20억달러 등 2백70억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실물경제가 사실상 마비된데다 루피아화 가치의 급락으로 기업들의 자금난이 심화하고 상환부담도 커지면서 외채상환이 제대로 이루어지기 어렵게 됐다.

특히 최대채권국인 일본의 고민은 심각하다. 가뜩이나 거품경기 붕괴후의 막대한 불량채권으로 경영난에 시달리는 일본은행들은 인도네시아에 빌려준 돈을 떼일 가능성이 높아 전전긍긍하고 있다.

일본 은행들은 올 3월말 결산때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지역 채권상환이 여의치 않을 경우에 대비해 은행별로 2백억∼6백억엔씩을 적립했으나 이를 더 늘려야 할 상황이다.

도쿄미쓰비시(東京三菱) 산와(三和) 스미토모(住友) 체이스맨해튼 스탠더드차터드 등 13개 채권은행과 인도네시아정부가 당초 26일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열 예정이었던 외채조정회의도 6월초순으로 연기됐으며 그나마 전망도 불투명하다. 한 은행 관계자는 “기존 대출금에 대해 만기 및 금리조정이 안돼 있는 상황에서 인도네시아 정정불안이 계속돼 걱정”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한 은행간부는 “인도네시아 때문에 다른 개도국시장에 대한 대출에도 연쇄적인 제동이 걸릴 것”이라며 “인도네시아 사태는 마치 ‘공포영화’를 보는 것 같다”고 말했다.

〈윤희상기자·도쿄〓권순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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