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년집권 말聯 마하티르총리에 「수하르토 불똥」

  • 입력 1998년 5월 22일 19시 44분


수하르토 인도네시아 전대통령의 사임을 계기로 마하티르 모하메드 말레이시아총리(72)가 정치공세의 표적이 되고 있다.

말레이시아 야당은 21일 “수하르토가 퇴진해 독재적 통치방식과 부정부패, 족벌체제, 연고주의 등 그와 유사점이 많은 마하티르에게 더 많은 관심이 쏠리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말레이시아 민주행동당 당수 림 킷 시앵은 “마하티르는 인도네시아 국민과 학생들이 수하르토의 사임에 환호하고 아시아 금융시장도 환영반응을 보인 엄연한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지난주 마하티르총리가 인도네시아 폭동사태의 책임을 국제통화기금(IMF)에 떠넘기면서 “외세가 자신과 수하르토를 실각시키려 하고 있다”고 비난한 데 대해 공격한 것.

피델 라모스 필리핀 대통령도 이에 동조, “수하르토의 몰락으로 ‘올바른 접근법은 개혁’이란 점이 입증됐다”며 동남아국가연합(ASEAN) 회원국들은 인도네시아에서 교훈을 얻어야 한다”고 지적, 마하티르를 몰아세웠다.

마하티르는 81년 말레이시아 제4대 총리에 취임한 뒤 17년째 장기 집권하고 있다. 그러나 수하르토와 달리 마하티르는 문민정치와 의회민주주의에 익숙한 국민들에 의해 직접 선출됐으며 93년 안와르 이브라힘 재무장관을 후계자로 지명했다.

익명을 요구한 한 학자는 “말레이시아에서는 반정부 감정의 골이 아직 깊지 않다”며 “말레이시아인들이 인도네시아에서 나타난 정치적 인식과 용기를 갖추는데는 8∼10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콸라룸푸르AFP연합〉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