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중동평화회담 결렬…이-팔 철군범위 협상 실패

  • 입력 1998년 5월 6일 06시 39분


교착상태에 빠진 중동평화협상의 돌파구 마련을 위해 토니 블레어 영국총리가 주선, 4∼5일 런던에서 열린 ‘4각 회담’이 결렬됐다.

블레어 영국총리와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 국무장관은 이틀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총리 및 야세르 아라파트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수반과 별도로 회동, 이스라엘이 점령하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지역에서의 철군범위에 관해 협상을 벌였으나 끝내 의견차이를 좁히지 못했다.

미국과 팔레스타인은 이스라엘군이 요르단강 서안지역의 13%에서 추가로 철수할 것을 요구했으나 이스라엘은 9% 철수안을 고집했다. 두 입장을 절충한 ‘11% 철군안’도 논의됐으나 합의를 끌어내는데 실패했다.

네타냐후총리의 대변인은 회담이 결렬된 후 “미국과 팔레스타인이 철군을 요구하고 있는 요르단강 서안지역의 13%에는 이스라엘이 결코 포기할 수 없는 영토들이 포함되어 있다”며 종래 입장을 재확인했다. 런던 소재 팔레스타인대표부 관계자는 “아랍권과 미국 영국간에는 대체로 의견의 접근이 있었으나 이스라엘만이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며 “협상결렬의 책임은 이스라엘측에 있다”고 주장했다.

한편 네타냐후총리는 “중동평화협상의 무대를 워싱턴으로 옮겨 계속 진행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고 말했다.

올브라이트 장관도 협상결렬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을 갖고 “실무회담을 통해 진전이 있으면 11일쯤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이 네타냐후총리와 아라파트 자치정부수반을 워싱턴으로 초대, 회담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미 국무부 제임스 루빈 대변인은 “워싱턴에서 협상이 재개될 경우 중동평화를 위한 미국의 노력은 새 전기를 맞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런던AP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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