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러 「이라크 신경전」가열…러국방,군사협력 균열 경고

  • 입력 1998년 2월 13일 20시 09분


이고르 세르게예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12일 “미국이 이라크를 공격하는 경우 미―러간 군사협력관계를 해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세르게예프 장관은 이날 러시아를 방문중인 윌리엄 코언 미국방장관과의 회담에서 “불행히도 이번 사태는 러시아 및 중동지역 다른 국가들의 이익에 중대한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러시아 국방장관의 발언은 이날 미국이 러시아의 대(對)이라크 세균무기 제조장비 제공설에 대한 자체조사 방침을 밝힌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미국과 러시아간의 신경전이 확대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국무장관은 하원 국제문제위원회에 출석, “러시아가 이라크에 세균무기 제조용 장비를 제공했을지도 모른다는 워싱턴포스트지의 보도에 대해 자체 조사하겠다”고 밝혔다. 워싱턴포스트는 러시아와 이라크간 생물무기 개발용으로 이용가능한 첨단 장비의 인도계약이 체결됐으며 이 장비가 실제 이라크측에 인도됐는지를 미국정부가 확인중이라고 보도했다. 코언 장관은 이 문제를 러시아 국가두마(하원) 의원들과의 만남 및 세르게예프 장관과의 회담에서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의 CNN방송은 “코언과 세르게예프 두 사람간 회담내용이 TV를 통해 방영됐는데 러시아 관리가 공개적으로 미국 관리에게 직접 미국의 대(對)이라크정책을 비판한 것은 처음이며 매우 이례적인 일”이라고 보도했다. 〈모스크바·워싱턴AP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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