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고정환율제 채택…기업 외채부담 절반감소

  • 입력 1998년 2월 11일 21시 02분


印尼貨‘끝없는 추락’
印尼貨‘끝없는 추락’
외환위기를 겪고 있는 인도네시아가 이를 극복하기 위한 방안으로 ‘고정 환율제’를 선택했다. 마리에 무하마드 인도네시아 재무장관은 11일 “일종의 고정환율제도인 ‘통화위원회(커런시 보드)제도’를 시행할 것”이라며 “현 시점에서는 이 제도의 시행만이 유일한 통화위기 극복 방안”이라고 밝혔다. ▼새 제도 도입 이유〓지난해 7월 이후 80%가까이 떨어진 루피아화 환율을 인위적으로 낮춰 고정함으로써 외채부담을 줄여 경제를 회생시키기 위한 고육책이다. 인도네시아가 검토중인 고정환율은 달러당 5천∼6천루피아로 최근 환율수준인 9천∼1만루피아의 절반 수준. 따라서 이 제도가 정착된다면 인도네시아 기업들은 외채상환부담이 절반으로 줄어 대외채무 지불유예(모라토리엄)와 파산을 면할 수 있게 된다. 또 수입물가가 크게 떨어져 물가폭등으로 인한 소요사태를 진정시킬 수 있게 된다. ▼제대로 시행될까〓전문가들은 홍콩 아르헨티나 에스토니아 불가리아 등에서 이 제도를 시행하고 있지만 인도네시아 경제상황으로 볼 때 이 제도의 도입은 무리라고 지적한다. 통화위원회제도를 시행하려면 외환보유고가 충분하고 정치가 안정돼야 한다는 것이 필요조건. 그러나 인도네시아의 외환보유고는 1백90억달러에 불과하고 이어지는 소요사태와 3월 대선 등으로 정치상황은 지극히 혼미하다. 이같은 정치적 불확실성이 경제위기를 더욱 부추기기 때문에 단순한 경제위기 처방전으로서의 통화위원회제도는 부적절하다는 것.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은 이에 대해 아직까지 가타 부타 말이 없다. 〈강수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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