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性추문]힐러리, 「불끄기」 진두지휘 나서

  • 입력 1998년 1월 25일 20시 29분


“힐러리여사는 동정(同情)을 가장 싫어한다.” 힐러리를 가장 잘 아는 측근은 24일 워싱턴포스트와의 회견에서 “그는 이번 스캔들과 관련해 국민이 자신을 ‘불쌍한 여자’로 보는 것을 가장 혐오한다”고 전했다. 빌 클린턴대통령이 자칫하면 사임하거나 탄핵소추를 받아야 할 위기에 빠진 지금 힐러리는 ‘불쌍한 여자’가 아니라 ‘최대의 원군’으로 동분서주하고 있다. 백악관 전 비서실장 레온 파네타마저 클리턴의 사임을 거론하는 등 고위 측근들이 하나둘 대통령 곁을 떠나는 가운데 힐러리는 클린턴의 가장 강력한 보호막이 되고 있다. 사건 초기부터 클린턴을 강력히 옹호해온 그는 “도대체 측근들이 뭘 하고 있는지 모르겠다”고 불평을 터뜨리더니 23일부터는 직접 팔을 걷어붙이고 나서 ‘클린턴 살리기’를 진두지휘하고 있다. 그는 루타 제임스 카빌, 헤럴드 이케스, 미키 캔터 등 측근들과 전략을 상의하고 하루종일 전화통에 매달리는 등 사령탑의 역할을 맡고 있다. 사실 92년 대통령선거 때도 일등 공신은 힐러리였다. 남편의 섹스스캔들이 잇따라 터져나오자 CBS텔레비전의 ‘60분’프로그램에 출연, “나는 그를 사랑하고 존경한다”며 “그는 대통령이 될 자격과 능력을 갖추고 있다”고 단호히 말해 남편의 불륜에 대한 정치적 시비를 잠재웠다. 그러나 이번 사건은 성추문에 클린턴의 위증교사와 위증혐의가 얽혀 있어 힐러리가 방어하기에는 버겁다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남편의 여성편력을 끊임없이 걱정하며 살아온 그가 어떤 심정으로 정염의 불을 진화하고 있을까. 〈워싱턴〓홍은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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