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고교생 18명이 ‘한국어 과외’를 받기 위해 ‘본토’를 찾아왔다.
이들은 올해 말 실시되는 호주 대학입학시험에서 제2외국어로 한국어를 선택한 학생들. 외국의 고교생들이 대학입시를 위해 한국어를 배우려고 한국에 온 것은 처음 있는 일이다.
인솔교사 2명과 함께 지난 해 12월 입국한 이들은 서강대 한국어교육연구원에서 이미 3주간의 교육과정을 마쳤다.
현재는 한국인 가정에서 민박을 하면서 한국문화와 관습을 익히고 있다.
뉴사우스웨일스주 투모로고교 3학년생 스티븐(18)은 “한국어를 어느 정도 읽을 수는 있지만 아직 듣기와 말하기가 서툴다”며 “앞으로 더 열심히 배워 대학을 졸업한 뒤 한국을 상대로 무역업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들이 한국어를 배우려는 이유는 한국이 호주의 주요 교역대상국이 돼 한국어 능력이 취업에 유리한 조건이 되었기 때문.
호주가 아시아 국가들과의 유대를 강화하기 위해 ‘룩 이스트(Look East)정책’을 추진하고 있는 것도 호주내 한국어붐의 요인이 됐다.
뉴사우스웨일스주가 93년 한국어를 정규과목으로 지정한 뒤 95년 대학입시에서 한국어가 처음 제2외국어로 채택됐을 대 한국어를 선택한 호주학생은 8명 뿐.
그러나 올해에는 수십명이 대학입시에서 한국어를 선택할 전망이다.
특히 주정부는 일본어 중국어와 함께 한국어를 최우선 교육과정으로 지정, 상당한 투자를 하고 있다. 이번 한국연수 비용도 주정부가 모두 부담했을 정도.
인솔교사로 연수에 참여한 파웰 버버리(여·캐슬힐고)는 “호주에서 한국어를 배우려는 사람이 늘고 있지만 원어민 교사가 부족하다”며 “한국정부에서 많은 관심을 가져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성철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