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투자자 기대와 충고]새정부 경제방향 빨리 밝혀야

  • 입력 1997년 12월 21일 20시 24분


외국인 투자자들은 한국이 외환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 당선자가 경제운용의 실권을 장악,하루 빨리 새 정부의 금융 등 경제정책 방향을 확실하게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외국 투자자들은 특히 김당선자에게 노사정책 등에 관한 입장을 분명히 밝혀줄 것을 바라고 있으며 경제위기 타개를 위해 정리해고 입법화와 부실은행 퇴출 등에 관해 확고한 의지를 표명해 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미국계 금융기관 홍콩현지법인의 한 고위관계자는 21일 『대부분의 외국 투자자들은 김씨의 당선을 기대와 우려가 교차된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며 『연말에 기업과 금융기관의 대외결제가 집중돼 외환위기가 더 심해질 우려가 있기 때문에 김당선자가 주도적으로 나서서 연내에 가시적인 행동을 보여줘야 한다는 게 공통된 인식』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또 『앞으로 새 정부가 출범하기까지의 60여일은 너무나 긴 기간』이라며 『신년초에 김당선자가 미국 등을 방문해 빌 클린턴 대통령뿐 아니라 금융기관대표 등 투자자들을 만나 자신의 정책방향을 설득하고 한국에 대한 불안심리를 진정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현 정부는 선거가 끝났기 때문에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등이 한국을 경제파탄에서 구해 줄 것이라고 막연히 기대하고 있을 뿐 연말에 닥칠 위기의 실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외국투자자들은 의심하고 있다』며 현 정부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 관계자는 『김당선자가 현재의 위기상황을 정확히 파악, 실상을 국민 앞에 공개해 고통분담을 요구하면 대외신인도를 회복하고 경제체질을 바꾸는 등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이원재·김재호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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