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 55개 이슬람국가가 전부 참가하는 이슬람회의기구(OIC) 정상회담이 9일부터 11일까지 이란 수도 테헤란에서 열린다.
이번 회담에는 중동 아프리카 유럽 아시아 등 전세계 이슬람 국가의 대표들이 빠짐없이 참석할 예정이어서 일단 규모면에서 「슈퍼 헤비급」을 자랑한다. 이란과 정치 종교적인 입장 차이로 적대관계에 있던 사우디 아라비아와 요르단 이집트 이라크 팔레스타인 자치정부와 필리핀 민다나오섬 대표도 참석한다. 총회 참석자는 무려 5천∼6천명이나 되며 취재진도 서방선진 7개국(G7) 정상회담때보다 많은 2천여명.
OIC 정상회담은 71년 OIC 창설 이후 이번이 여덟번째. 테헤란 회담에서 각국 대표들은 공통적으로 직면하고 있는 정치 문화 사회 등 1백42건의 안건을 토의한 뒤 테헤란 선언을 채택할 예정이다. 그중 가장 큰 관심은 유럽연합(EU)과 유사한 형태의 공동시장 창설과 이스라엘과의 충돌에 대비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와 비슷한 군사동맹을 창설하는 문제에 모아지고 있다.
이번 정상회담은 인구 10억이나 되면서도 그동안 단합된 목소리를 내지 못했던 전세계 이슬람세력을 총결집시킬 것인지에 대해서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이밖에 △이스라엘과 중동평화협상 △아프가니스탄과 카슈미르 분쟁 △터키와 이스라엘의 군사협력 강화 및 이라크의 쿠르드족 공격 △테러리즘 △이슬람 여성들의 권리신장 문제 등도 다뤄진다.
주최국 이란에도 OIC정상 회담은 의미가 남다르다. 79년 이슬람혁명 후 시아파의 전투적인 노선을 다른 이슬람 국가에 전파하겠다고 공언하면서 따돌림을 받아온 이란이 이슬람권에 복귀하는 무대이기 때문. 8년전쟁 후 아직 외교관계가 정상화되지 않은 이라크의 사담 후세인대통령과 모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간의 비밀회담 소문도 나돌고 있다.
이란은 정상회담을 위해 대규모 회의장을 신축하고 수백명의 공무원들을 동원해 예행연습까지 했다. 원활한 교통과 안전을 위해 각급 학교와 관공서의 문을 닫았으며 개막연설자도 하타미 대통령에서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로 격상시키는 등 회담의 성공적 개최를 위해 전력을 다하고 있다.
〈고진하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