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캉드쉬 도쿄회견]『협상과정 정책 강요한적 없어』

  • 입력 1997년 12월 5일 07시 46분


미셸 캉드쉬 국제통화기금(IMF)총재는 4일 『한국은 이번 금융위기를 그동안 누적된 경제적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로 삼을 수 있다』며 IMF 등으로부터의 자금지원이 오히려 전화위복의 기회가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견에는 1백여명의 각국 보도진이 참석, 한국에 대한 질문을 집중적으로 던져 「한국경제 청문회」를 연상케 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합의사항이 지나치게 엄격하다는 지적이 한국에서 나오고 있다.

『한국 정부와의 경제구조개혁 합의사항은 IMF의 일방적인 강제나 지시에 의한 것이 아니라 한국측이 마련한 개혁안을 IMF가 점검하고 조언해 나온 것이라는 점을 알아주었으면 좋겠다. 한국인들의 오해가 없기를 거듭 바란다』

―한국 금융위기의 원인은 무엇이라고 보는가.

『해외 투자가들이 동남아시아 통화위기를 계기로 한국의 경제적 문제점을 다시 인식하게 됐다는 점을 지적할 수 있다. 「국제적 금융위기 도미노」로 모두 촉각이 곤두서면서 그동안 별다른 생각없이 바라보던 한국의 정계와 재벌, 은행의 유착구조를 새삼스레 깨닫고 한국경제에 대한 불안감을 갖게 된 것이다. 공교롭게도 한국 경제가 나빠지는 시기와 아시아 통화위기 도미노가 겹치면서 시기적으로도 최악의 상황이 전개됐다. 한국의 경제적 상황이 나빠지고 외부로부터 위기가 닥쳐오는데도 문제가 한계에 도달할 때까지 한국측이 이를 인식하지 못한 점은 유감이다』

―한국인들은 어떤 교훈을 얻어야 된다고 보는가.

『이번 위기가 오히려 문제를 해결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음을 유념해야 한다. 한국인들의 의지에 따라 전화위복이 될 수도 있다고 본다』

―일본의 부실한 금융제도에 관해서는….

『은행의 신뢰를 회복하고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해서는 즉각적이고 단호한 조치를 취해야 한다 』

―최근 위기설이 나도는 러시아에 대한 입장은….

『러시아 경제가 위험에 처할 경우 지원을 논의할 용의가 있다. 현재 그같은 협상은 진행되지 않고 있으나 개인적으로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도쿄〓권순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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