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기후변화협약 강경입장서 후퇴…의정서채택 『파란불』

  • 입력 1997년 12월 2일 20시 03분


기후변화협약 회의와 관련해 그동안 강경한 입장을 고수, 협상의 걸림돌이었던 미국이 최근 유연한 태도를 보이기 시작해 의정서 채택 전망을 밝게하고 있다. 2일 일본 교토(京都) 회의장에서는 앨 고어 미국 부통령이 미국측 수석대표로 결정돼 7일 회의에 참석하러 일본에 온다는 소식이 단연 화제가 됐다. 고어는 저서 「균형잡힌 지구」에서 『정치적 위험을 무릅쓰고라도 환경보호를 위한 강력한 입법을 추진하겠다』고 주장할 정도로 강경한 환경보호론자. 회의 관계자들은 다른 나라가 외무부나 환경부 장관을 수석대표로 결정한데 비해 미국이 한 단계 높은, 그것도 환경론자인 고어 부통령을 내세운데 대해 『이번 협상을 반드시 성공시켜야 겠다는 미국의 입장변화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냐』며 낙관론을 펴고있다. 미국은 선진국 가운데서도 이산화탄소 배출량이 특히 많은데도 지금까지 가장 소극적인 온실가스 감축계획을 제시해왔다. 그것도 개발도상국들의 참여없이는 의무를 질 수 없다는 완강한 입장을 보여 협상타결 전망을 어둡게 해왔다. 미국은 이제 △각국의 사정에 따라 온실가스 의무감축량을 달리하자는 호주 일본 등의 제안도 받아들이는 한편 △개도국 참여문제와 관련해서도 이번에 채택될 의정서에 의무를 명시해야 한다는 당초 주장에서 한발 물러서 총회가 끝난 뒤 후속협상으로 미룰수 있다는 유연성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선발 개도국으로 분류되는 한국으로서는 아직 안심할 수 없는 상태다. 선발 개도국에 대해서는 총회에 앞서 제시한 「의미있는 참여」라는 제안을 아직 철회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교토〓이진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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