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후카가와씨『제조업 무리한 투자,한국 경제위기 불러』

  • 입력 1997년 11월 22일 08시 10분


한국경제 전문가인 일본장기신용은행 종합연구소 후카가와 유키코(深川由紀子) 주임연구원은 『한국이 자멸에 따른 경제위기에 직면했다』며 『정부 기업 국민이 모두 정신을 바짝 차려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또 한국정부의 금융안정대책과 국제통화기금(IMF)에 대한 금융지원 요청에 대해 『심각한 금융상황을 감안하면 불가피하며 평가할 만하지만 3주일 정도만 빨랐어도 훨씬 효과적이었을 것』이라며『미국 일본의 추가 지원을 포함해 모두 5백억∼7백억달러가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한국 산업발전의 궤적」 등 한국 경제에 관한 다섯권의 저서를 낸 그와의 인터뷰 내용. ―한국경제 위기의 원인은…. 『기본적으로 제조업의 무리한 투자에 있다. 수출과 매출증대가 부진한 상황에서 이루어진 재벌그룹의 무리한 신규사업 진출이 대표적이다. 이로 인해 자금시장 경색이 빚어지고 금융기관의 자금난이 심각해지면서 연쇄적으로 악순환이 빚어졌다. 또 일부 기업은 자금을 동남아에서 투기에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경제의 성장 동력이었던 재벌그룹 행태가 이제는 오히려 발목을 잡고 있다』 ―동남아 통화위기와 다른 점은…. 『동남아는 외국인 투자자들이 「핫머니」를 빼가 통화위기가 발생한 반면 한국은 실물경제의 부진이 원초적인 발단이 됐다. 또 경제상황이 나빠지고 있는데도 정계 관료 금융계 노조 등이 「밥그릇 싸움」에만 골몰한 것이 문제다. 동남아처럼 외국에 책임을 돌릴 수 없고 스스로 초래한 「자멸」의 성격이 짙다』 ―그럼 어떻게 해야 하나. 『각 주체가 「자기몫 챙기기」를 자제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수출증대를 통한 외화획득이 중요하며 노동쟁의 중단도 각오해야 한다. 경영파탄에 대해서는 재벌그룹 경영주에게도 엄격히 책임을 물어야 한다. 다만 아직 경쟁력을 가진 산업과 열심히 뛰는 사람이 있어 위안이된다. 국제수지도 문제가 될 수준은 아니다』 〈도쿄〓권순활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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