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돈버는 E세대 뜬다…10대 백만장자 속속 등장

  • 입력 1997년 11월 8일 08시 17분


「E세대」. 미국에서 「베이비붐 세대」와 「X세대」를 밀어내고 신세대의 자리를 차지하기 시작한 젊은이들을 일컫는 신조어다. 영어로 기업가를 뜻하는 엔터프라이저(Enterpriser)의 머릿글자에서 나온 E세대는 말 그대로 스스로 사업체를 일으켜 경영인이 되고 싶어하는 사람들을 지칭한다. 최근 발표된 한 여론조사에 따르면 조사대상 고등학생중 72%가 취업보다는 개인사업체의 독립사장이 되기를 원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나 E세대의 층이 매우 두껍게 자리잡고 있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실제로 미국에서는 많은 E세대들이 일찌감치 사업에 성공하고 있다. 뉴저지주 에디슨에 사는 11세짜리 초등학생은 데스크톱 출판시스템을 이용해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어린이용 컴퓨터해설서를 발간, 10만달러(약9천5백만원)가 넘는 떼돈을 벌었다. 책이 베스트셀러가 될 때까지 부모는 어린 아들이 거금을 벌어들이고 있다는 사실조차 몰랐다. 오클랜드주의 한 낚시광 고등학생은 낚시찌와 낚싯밥 모양을 토대로 펑키스타일의 귀고리를 만들어 파는 사업을 시작했다. 물건이 워낙 잘 팔리는 바람에 이 학생은 학교에 다닐 시간이 없을 정도로 비명을 지른다. 작년 그의 수입은 2백만달러(약19억원). 순전히 자신의 노력으로 10대에 백만장자가 된 것이다. 콜로라도의 열네살짜리 중학생은 뉴욕증시가 주관하는 「어린이를 위한 모의주식투자」에 재미를 들이다가 돈을 빌려 주식투자에 나섰다. 인터넷을 통해 기업들의 온갖 경영정보를 조회한 뒤 안정성 위주로 투자한 결과 시가기준 2백60만달러(약24억4천만원)어치의 주식을 갖게 됐다. 그는 이웃들이 위탁한 6백만달러까지 관리해 주고 있다. 이처럼 미 대륙에 E세대들의 사업붐이 불면서 뉴저지주 마운튼 레이크스에는 어린이들에게 사업자금을 빌려주는 어린이금융네트워크까지 생겨 성업중이다. 또 「어린이들을 위한 사업교과서」와 같은 안내서가 불티나게 팔리고 방학기간에는 학생대상의 「기업운영 프로그램 교실」들이 만원을 이루는 등 E세대의 물결이 하나의 사회풍조로 나타나고 있다. 〈뉴욕〓이규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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