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선박 日서 좌초 한달째…선원24명 옥수수로 연명

  • 입력 1997년 10월 20일 07시 48분


난파한 북한 선원들이 배 견인료를 부담하지 못해 한달째 배에서 살고 있다. 지난달 16일 일본 가고시마(鹿兒島)현 시부시(志布志)항 부근에서 태풍에 난파한 북한 선적 2천4백t급 화물선 「와산호」가 모래톱에 걸렸다.현재 이 화물선에는 발이 묶인 선원 24명이 옥수수 가루와 인근 주민들이 제공하는 식량 등으로 식사를 해결하며 비참한 선상 생활을 하고 있다. 와산호는 지난달 초 북한산 볏짚을 싣고 남포항을 출발해 시코쿠(四國)로 항해하던 중 태풍 19호를 만나 시부시항에 대피했으나 강풍과 해일에 밀려 모래톱 위로 밀려 올라갔다. 와산호를 견인하기 위해서는 약 7천만∼8천만엔(6억원가량)의 비용이 필요하지만 현재 북한측은 이 돈을 마련하지 못한 상태. 북한은 일본내 대리점을 통해 선박구조문제를 일본 회사들과 협의중이지만 가격 때문에 이견을 좁히지 못하고 있다. 배안에는 각종 통신장비 등 보안시설이 있어 선원들이 배만 남겨두고 철수하기는 힘든 상태. 후쿠오카(福岡) 영사관측은 『북한당국이 어떻게 해서든 배를 사수하라는 지시를 한 것 같다』고 전했다. 〈동경〓윤상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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