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달러화에 대한 원화환율(기준환율)이 9백10원을 넘어 사상최고치를 기록했다.
19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환율은 이날 기준환율보다 0.70원 높은 9백10.00원에 첫거래가 시작된 뒤 장 막판에는 외환당국의 달러 매도공세에도 불구하고 9백13.80원까지 치솟았다.
이에 따라 20일의 기준환율은 전날보다 3.20원 오른 9백12.50원으로 결정됐다.
또 20일 오전 일반인들이 은행에서 달러를 현찰로 살 때 적용되는 환율(은행의 현찰매도율)은 9백26.18원으로 고시될 예정이다.
외환은행 외화자금부의 한 관계자는 『이날 미국 달러화에 대한 일본 엔화의 환율이 1백22엔을 돌파한 데 따른 영향으로 원화환율도 덩달아 올랐다』고 설명했다.
외국계 은행 국내 지점의 한 딜러는 『18일 외환시장에서 한국은행이 소극적인 개입태도를 보여 「9백10원선 방어」를 포기했다는 추측이 확산된 것이 9백10원선을 돌파하게 된 주원인』이라고 말했다.
외환컨설팅 전문업체인 핀텍의 배우규(裵禹奎)대표는 『주요 금융기관과 기업의 딜러들은 대개 연말 원―달러환율이 9백20∼9백40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전했다.
그는 『이로 인해 해외차입이 많은 대기업들의 환차손이 크게 늘어나겠지만 엔화나 독일 마르크화 등의 절하폭과 비교할 때 외환시장 위기를 부를 정도로 우려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한편 이날 원화환율이 급등세를 보이면서 주가가 큰 폭으로 떨어져 종합주가지수는 전날 종가보다 12.23포인트 하락한 689.16을 기록, 닷새(거래일 기준)동안의 상승세를 멈추고 다시 680선대로 내려앉았다.
〈천광암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