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인妻방문」합의전후]北-日,귀향자 범위싸고 줄다리기

  • 입력 1997년 9월 10일 07시 42분


일본인 처의 고향방문 문제가 타결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NHK는 매시간 머리기사로 보도했다. 합의를 대단히 반기는 분위기지만 궁금한 것도 많다. 과연 어떤 사람들이 올까에 관해서다. 이번 협상이 타결된데는 물론 극심한 식량난과 경제위기에 처해 있는 북한이 이 문제 해결을 앞세워 시급히 원조를 얻어내기 위해 협상을 서두름으로써 성사됐다고 볼 수 있다.일본은 보통의 일본인 처들이 대규모로 고향을 방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정부도 국민들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다. 이번 협의에서 일본이 방문자 명단을 집요하게 요구한 것도 이 때문이다. 일본은 또한 일본인 처 희망자 전원 귀향이 성사돼야 하며 북한내 현지 안부조사도 이뤄져야 한다는 태도다. 일본은 1차방문단은 당성(黨性)이 좋은 「선택된 사람」을 보낼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반해 북한은 우선 방문단 1진을 보냄으로써 명분을 세운 뒤 그때 그때 봐가며 대처한다는 속셈이어서 구체적인 일정이나 명단, 교통편 등에 대해 선뜻 합의하지 않고 있다. 일본의 요구대로 응한다면 일본인 처 문제가 「체제 불안요인」으로 작용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일본으로서는 지난 95년 쌀 50만t을 지원하고도 북한으로부터 얻어낸게 하나도 없어 정부와 여당이 국민으로부터 비난을 뒤집어 쓴 전력이 있어 호락호락 물러설 수 없는 상황이다. 이번 합의로 지난 59년 북송이 시작된 이후 일본의 오랜 「대북 숙원사업」 실현의 물꼬가 트였으며 북―일 관계는 부드러워질 전망이다. 〈도쿄〓윤상삼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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