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상품이 미국시장에서 갈수록 설 땅을 잃어가고 있다.
국내기업들도 경쟁이 치열하고 규제가 까다로운 미 시장을 기피하고 있어 대미(對美)무역적자가 더욱 심해질 전망이다.
통상산업부가 8일 8대 종합무역상사 사장단 등 대미수출업계 관계자들과 가진 대책회의에서 내놓은 자료에 따르면 올들어 1∼7월 중 대미 수출은 1백21억달러로 작년 동기대비 6.6% 감소한 반면 대미 수입은 1백87억달러로 2.6% 감소에 그쳤다.
이에 따라 대미 무역수지 적자는 지난해 동기보다 4억달러 늘어난 66억달러로 우리나라의 전체 무역수지 적자 98억6천1백만달러의 67%를 차지했다. 우리나라의 대미 수출은 지난 90∼95년에는 연평균 4.5% 증가에 그쳤으며 지난해엔 전년 대비 10.2% 줄었다. 반면 대미 수입은 90년대 이후 연평균 10%를 넘는 증가율을 보여 대미 무역수지 적자규모가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통산부는 이날 회의에서 대미 무역수지가 악화되는 것은 기본적으로 △우리상품의 품질 가격경쟁력이 떨어지는데다 △정부조달시장 전자상거래시장 등 미국내 유통구조 변화를 제대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기 때문으로 분석했다.
또 우리기업들의 미시장에 대한 「관심」까지 크게 약화된 것으로 지적됐다. 국내기업들의 「수출첨병」인 종합상사들의 북미지역 거점수가 지난 92년 46개에서 올해 41개로 줄고 주재원수도 2백35명에서 1백53명으로 줄었다. 기업들의 대미 직접투자액(허가기준)도 상반기 3억9천만달러에 그쳐 지난해 동기에 비해 2억9천만달러나 줄었다.
현대경제사회연구원의 유재헌(柳在憲)연구위원은 『세계적인 시장개방으로 우리기업들의 개도국 위주 진출전략은 조만간 한계에 봉착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장기적으로 미국 등 선진국시장에서 성가를 높여 세계시장을 넓히겠다는 적극적인 시장진출 전략이 아쉽다』고 강조했다.
〈박래정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