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젖은 프놈펜의대 졸업식]『기쁨나눌 자리 어디갔나』

  • 입력 1997년 9월 5일 20시 07분


『오늘 이 뜻깊은 자리에서 나는 먼저 깊은 애도의 뜻을 표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바로 이 자리에 참석하기 위해 오던 우호의 사절단이 비행기 사고로 희생됐기 때문입니다』 훈 센 캄보디아 제2총리는 차분하게 가라앉은 목소리로 치사를 읽어나갔다. 가슴에 꽃송이를 꽂고 식장을 가득 메운 수백명 의대생들의 얼굴에 엄숙함이 감돌았다. 5일 오전9시(현지시간) 프놈펜의 국립의대에서 있었던 이 대학 졸업식은 기쁨과 슬픔이 교차되는 속에서 진행됐다. 원래 이 자리에는 이 대학과 자매결연을 하고 의료기기와 교육시설등을 지원해 온 원광대 의대 동창회 김봉석(金奉奭)회장 등 원광대 의료팀 일행 6명이 참석해 훈 센총리로부터 감사의 훈장을 받고 한국과 캄보디아간의 친선을 과시할 예정이었다. 훈 센총리는 이 한국의료사절단의 뜻이 앞으로 캄보디아 보건행정의 길잡이가 될 것이라며 다같이 묵념을 제의했다. 그는 이어 이날 준공한 대학내 전문의 과정 양성 건물을 정식으로 「캄보디아―한국우호관」으로 명명했고 참석자들은 박수했다. 이 건물은 이름을 밝히지 않는 한 한국인 사업가가 22만달러를 캄보디아정부에 제공해 신축한 것으로 원광대 의대 동창회측은 이 빌딩내에 사무집기와 의료기기 10만달러어치를 제공키로 되어 있었다. 이 대학은 학부뿐으로 캄보디아내에는 전문의 양성과정이 없었으나 한국인 사업가와 원광대측의 도움으로 이번에 전문의과정이 생겨나게 된 것. 이 대학은 앞으로 경력 2,3년의 공중보건의들을 대상으로 3년과정의 전문의 교육을 시켜 전문의를 배출할 예정이다. 〈프놈펜〓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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